[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국제유가 급락과 그리스 경제위기 재발 우려에 지난주 코스피는 1910선까지 밀려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물 증가율 등 소비지표 호조에 따라 12일에는 소폭 상승하며 급락세에서 벗어났지만 방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하나대투증권에서는 미국의 연말소비 기대감이 코스피의 추가 낙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과거처럼 강한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소비성향 상승국면에 진입하긴했지만 중국 등 타 신흥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혜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대비 0.7% 증가하며 지난 10년간 기록한 연말 소매판매 중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해 연말소비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특히 고가품인 백화점, 건설자재, 자동차와 부품, 가전 등이 1% 넘는 판매를 보여 수혜가 기대 중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가계 소비성향 증가는 구조적인 상승국면에 진입 중이라 연말 소비 자체는 예년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미국의 가계소비 성향은 다년간 이뤄진 부채감축(디레버리징)에 따라 과거 역사적 평균을 넘어선 상태"라며 "현재 가계의 가계부채 부담은 가처분소득 대비 103% 정도로 지난 2002년말 수준으로 회귀했고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로 가늠하는 소비성향은 92%에 육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국제유가 급락세 또한 미국의 연말 소비를 강화시킬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미국의 휘발유 평균 소매가는 지난 4월 고점대비 약 1달러 낮아지면서 주택가격은 상승했고 주가 또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 내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라 미국의 신규실업청구건수 등 전반적 고용이 개선됐고 유가 하락에 따른 자산순효과가 가계 전반의 소비심리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미국 연말소비 수혜로 코스피의 추가 하락세는 제한적이지만 과거와 같은 큰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수출이 견고한 모습이긴 하지만 대미 가공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예전과 같은 수혜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중국의 부품업체들이 매출 호조를 보이며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미국의 연말소비시즌이 증시를 크게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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