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방위사업청이 군 장병들의 피복을 납품하면서 원가를 부풀려 부당이익을 챙기다 적발된 보훈단체들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군납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방사청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해 9월 장병들에게 운동복, 내의 등을 납품하는 보훈ㆍ복지단체들을 조사한 결과 7개 업체가 허위서류를 만들어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을 적발했다.
방사청은 적발된 보훈복지단체들을 검찰에 기소하고 지난해 9월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입찰참가 자격을 정지시키는 한편 부당이익금과 가산금 등 281억원을 부과해 국고로 환수하겠다고 나섰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일정기간 국가에서 실시하는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다. 입찰자격 정지기간은 화랑용사촌의 경우 6개월이며 부산의용촌, 평와용사촌, 전우, 미망인모자복지회, 월남 참전전우회, 위훈용사촌보훈은 12개월이다.
하지만 보훈단체들의 군납계약은 계속되고 계약금은 오히려 늘었다. 방사청은 월남 참전전우회와 미망인모자복지회에 국고환수금액으로 각각 58억원과 115억9500만원을 부과했지만 "돈이 없다"며 38억4000만원, 64억8700만원을 안내고 버티고 있다. 방사청은 국고환수를 위해 이들 보훈단체와 '이행연기특약'을 체결했다. 2017년까지 군납계약을 유지하는 대신 물품대금을 국고로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월남 참전전우회는와 미망인모자복지회는 2017년까지 군납을 보장받은 셈이다.
나머지 보훈단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방사청은 국가국가계약법에 의해 국가유공자자화집단촌과 상이단체, 장애인복지단체 등과는 수의계약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부정당제재를 받은 화랑용사촌은 군납 계약액이 2012년 171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72억원에서 올해 197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산의용촌도 2012년 356억원에서 지난해 360억원, 올해는 458억원으로 많아졌다. 평화용사촌도 2012년 137억원에서 올해 153억원으로 군납 매출을 늘렸다.
방사청 관계자는 "보훈단체에 방산비리가 연이어 터지고 있지만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한 없는 실정"이라며 "내년에는 수의계약 품목을 40%까지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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