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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博 리모델링 기금마련 글씨·그림 경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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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博 리모델링 기금마련 글씨·그림 경매 열린다 김구, '산악기상', 40x113cm,종이에 먹, 194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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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예술의전당 내 서예박물관 리모델링 기금마련을 위한 미술경매가 열린다. 서예박물관은 1988년 개관 이후 27년간 한국서예역사를 살펴볼만한 수많은 전시들이 이뤄져 왔다. 이번 리모델링은 서예의 대중화를 위해 서(書)를 토대로 한 문자영상은 물론 융복합 예술장르까지 수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뮤지엄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은 "서예박물관 리모델링을 통해 서예 융성이 곧 우리 문화 융성임을 실천해내는 터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경매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예술관련 대규모 공공건물 건립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매에 작품을 위탁할 경우 발생한 수수료는 서예박물관의 리모델링 기금으로 조성되고, 조성된 금액에 대해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하며 기부자들의 이름을 서예박물관에 기록할 계획이다.

오는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아트옥션 서로書로'에는 서예 작품과 명사들의 휘호, 고미술품, 국내외 현대미술 작품을 아울러 총 190여점이 출품된다. 경매 출품 작품들의 가격 규모는 약 20억원으로 추정가 30만원선의 소품부터 2억~3억원대까지 다양하다. 이에 앞서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전시도 진행된다. 전시만을 위해 추가로 나올 작품은 총 100여점이다.


경매는 ▲'명사휘호', 거장의 글씨와 선필 등 '20세기 서화컬렉션' ▲고서화와 목가구, 도자기 등의 '고미술' ▲'현대미술' ▲'우리시대 작가 44선' 등 다채로운 섹션으로 구성된다.

서예博 리모델링 기금마련 글씨·그림 경매 열린다 만해 한용운, 칠언시구, 43x198cm, 종이에 먹, 일제강점기

'서화컬렉션'은 명사, 서화거장, 전직 대통령들의 글씨와 스님들의 선필로 구성된다. 이 중엔 백범 김구의 폭 40cm, 길이 113cm의 대형 휘호 '산악기상'이 나온다. 추정가 3000만원 선으로, 1949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 상해홍구공원 거사를 기념해 '산악같이 드높은 기상'이라고 쓴 것이다. 이번에 나오는 안창호, 송진우, 장지연 등의 휘호는 희귀할 뿐 아니라 최초 공개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시집 '님의 침묵'으로 알려진 만해 한용운의 시고도 처음 출품된다. '진흙 속에서도 물 속에도 마음대로 오가면서 / 끝없이 울고 웃는 모습 얼굴에 드러내지 않네. / 훗날 망망한 고해 속에서도 다시금 연꽃으로 불꽃 속에 피게 하리'라는 내용의 족자다. 이와 같은 필의로 쓴 작품은 현재 송광사에 유일하게 전하고 있다. 추정가는 5000만~7000만원이다. 이외에도 청담, 탄허, 만공, 효봉 한암 등 20세기 한국의 선맥을 글씨로 조망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자유당중앙당부(自由黨中央黨部)'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휘호도 있다.


'우리시대 작가 44선'에는 현대 서예작가와 캘리그래피 작가인 정도준, 강병인, 김영기, 박원규 이상현과 더불어, 현대미술작가 이승택, 박대성, 고영훈, 사석원, 김춘수, 강형구, 최정화 등 중견작가, 권오상, 손진아, 하태임, 노세환 같은 젊은 작가들이 기금마련전을 위해 출품한 작품들을 모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현대 서예, 캘리그래피 작품은 경매사상 처음 등장하는 만큼 경매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경매가 성사된다면 서예역사상 현역작가가 시장에서 작품을 정당한 가격으로 평가 받는 첫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고미술 작품으로는 세종의 현손으로 묵죽화에 있어서 유덕장, 신위와 더불어 3대 화가로 꼽히는 탄은 이정의 '묵죽도' 족자가 출품된다. 탄은의 묵죽화는 줄기와 잎의 비례가 대나무의 특징인 강인함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정가는 4000만~6000만원이다. 조선 중후기로 추정가 7000만~9000만원인 운룡도 대련, 미수 허목의 대자현판, 현재 심사정의 '월매도', 추사 김정희의 시고, 이재 권돈인의 현판 '단을시옥', 묘재 박제순의 '수선화', '백동자유희도' 등 거장들의 휘호와 산수도 출품된다. 또한 조선시대의 서안과 반닫이 등 고가구와 '목각동자상', '분청사기흑백상감조조문매병', '대나무바둑판', '여령각무도홀기'과 같은 도자기들도 출품된다.


현대미술 섹션에서는 컬렉터들이 기증한 작품들이 나온다. 이 중 장욱진 카탈로그 레조네에 수록된 '마을'은 추정가 2억~4억원으로, 이 작품은 1958년 당시 부산국제신문사 부근의 다방 건물의 벽화를 연상할 수 있는 그림이다. 실제 벽화로 마무리된 그림은 내용이 다소 변경됐으나 이 후 훼손되고 다방이 없어지면서 함께 사라져 버렸지만, 종이에 유채로 남긴 작가의 원화는 사라진 명화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정상화의 2007년작으로 강렬한 파란 빛의 작품 '무제 07-3-15'는 추정가 4500만~6500만 원에, 손상기의 1980년작 소품 '시들지 않는 꽃-해바라기'도 2800만원에 선보인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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