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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경영진에 물어본 윤종규號 우선과제 "승계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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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경영진에 물어본 윤종규號 우선과제 "승계시스템 구축" 은행권 경영승계프로그램(출처=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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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임원에게 새 회장 우선과제 들어보니 "승계프로그램 구축" 입모아
"신한·하나처럼 내부에서 경영맡을 인재 키워야 갈등 재발 막을 수 있어"
'회장 임기 3년, 은행장 임기 2년 후 재신임' 방안도 제기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KB금융 내부 임원들은 윤종규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 구축'을 제시했다. 확실한 후계자 승계 시스템을 만들어 갈등 재발의 여지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인 셈이다.


23일 KB금융 A계열사 사장은 아시아경제와 전화인터뷰에서 "외부에서 온 회장과 은행장이 반목하고 갈등을 벌인 데에는 KB 내부에서 경영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탓도 크다"며 "새 회장은 승계 프로그램을 확실히 정착시켜서 KB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의 B 부행장도 "KB의 여러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결국 최고경영진에 대한 승계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번에야 말로 승계 프로그램 구축의 적기이며 이때를 놓치면 계속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온 두 최고경영자가 갈등을 벌인 이번 KB사태의 근본 원인은 무엇보다 KB 내부에서 경영을 맡을 능력 있는 인재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기반성이다.

KB 임원들은 신한금융의 내부 승계 프로그램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한금융은 경영승계계획 프로그램에 따라 이사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회장후보군을 선정해 육성한다. 후보군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주요 계열사 사장이 포함돼 경영 수업을 받고 승계 계획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범적인 승계프로그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신한금융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경영자 간 알력다툼으로 지주 회장, 사장, 은행장이 한꺼번에 교체된 지난 2010년 신한사태 이후, 최고경영자 유고를 대비한 승계프로그램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해 2011년 이사회 규정을 고쳐 승계프로그램을 마련했다. KB금융 관계자들이 신한사태 이후 신한금융이 보여줬던 것처럼 KB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이유다. 하나금융도 은행 단계에서부터 승계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지주 차원에서도 매년 관련 안건을 점검하고 있어 모범이 된다.

KB경영진에 물어본 윤종규號 우선과제 "승계시스템 구축" KB회장 후보 결정 과정


윤 내정자에게는 수직적이고 공정한 인사도 과제다.


KB금융은 명목상 이사회로부터 회장, 계열사 대표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인사체계가 구축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장과 은행장이 외부로부터 오고 계열사 임원 인사를 회장이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의 입지는 좁아져 갈등의 씨앗이 됐다.


B 계열사 사장은 "부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임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계열사 사장(은행장)에게 확실히 위임해야 한다"며 "다만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에 대한 임명권은 확실하게 회장이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은행장이 오기 전까진 부행장 등 은행 인사를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 때로 예상되는 은행장 인사 전에 회장이 부행장 인사를 내면 새 은행장의 운신의 폭도 그만큼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부행장 등 은행 인사를 다음 은행장이 할 수 있게끔 배려해야 은행장이 리더십을 갖고 경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현재 3년씩인 회장과 은행장의 임기에 차이를 둬 은행장은 책임경영을 하고 회장과 주주로부터 재신임을 받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회장과 은행장이 임기가 같고 같은 시기에 선임되다보니 서로에게 책임감이 없다"며 "회장 임기를 3년으로, 은행장 임기를 2년으로 한 후 은행장이 경영성과에 따라 재신임을 받아 1년 씩 임기를 연장하는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주택채권 횡령, 동경지점 부당대출, 카드사 정보유출에 이어 반년 넘게 KB사태를 끌어오면서 훼손된 브랜드가치를 다시 회복하는 것도 윤 후보의 몫이다. 그동안 국민은행 등 영업현장에서는 'KB가 왜 이렇게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리냐'는 고객들의 항의에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C 계열사 사장은 "충성도 높은 고객 중에서도 KB와 거래하기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새 회장이 경영전략을 확고히 하고 조직을 추스르면서 앞으로의 KB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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