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 경제의 중장기 과제로 성장잠재력 확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 확충과 이를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22일 '서경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인구고령화 등으로 노동 투입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IMF는 우리나라가 광범위한 구조개혁, 노동시장 규제완화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향후 10년간 잠재성장률이 1.2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총재는 "성장과 소득 간 선순환 강화를 위해 가계, 기업 간 소득불균형 완화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과제로는 대외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 및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금융과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외여건 변화의 부정적 파급효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초경제 여건 개선을 통해 경제의 내성 또는 복원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경기회복세를 공고히 하도록 거시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취약 요인이 악화되지 않도록 금융안정 노력과 규제완화 등을 통한 성장 모멘텀 보강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꼽았다. 지정학적 위험, 유로 등의 성장세 둔화,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경기회복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성장경로상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재정 건전화, 금융기관 부실에 따른 디레버리징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한 단계 하락했다"며 "성장모멘텀의 조기 회복 지연시 저금리, 확장적 거시정책 지속에도 불구하고 저성장기조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관련해서는 "테이퍼링 종료를 앞두고 이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가 확산될 경우 자본 흐름에 큰 변동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나 향후 지속성장 여부는 구조개혁이 관건"이라고 진단했으며 중국은 고성장에서 중성장 경제로 이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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