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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기술수출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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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산 의약품의 해외 수출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단계별 성공보수(마일스톤)와 기술사용료(로열티) 유입 사례도 늘고 있다. 마일스톤이나 로열티 수입은 직접 수출에 비해 소요되는 비용이 크지 않아 국내 제약사들의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연내 미국 자프겐(Zafgen)사로부터 마일스톤 70억원 가량을 받을 예정이다. 종근당은 2009년 자프겐에 고도비만치료제 CKD-732(벨로라닙)의 기술을 수출했으며 현재 미국과 호주 등에서 공동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유전성 비만 질환인 프래더-윌리증후군(PWS)에 대한 벨로라닙의 임상 3상을 최근 시작했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15번 염색체에 있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 이상으로 지속적인 공복감을 유발하고 적은 칼로리에도 체중이 늘어나 과도한 비만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희귀질환이다.


현재까지 작용 기전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고 치료제도 전무한 상황이라 벨로라닙의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종근당에 수백억원대의 로열티 수입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에스티는 자체 개발한 슈퍼박테리아 타깃 항생제 시벡스트로의 미국 내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로열티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의 잦은 사용으로 내성이 생겨 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아 인체 감염 시 치명적인 병을 유발하는 세균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큐비스트와 2007년 시벡스트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판매를 맡겼다.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는 2019년 전후로 예상되는 시벡스트로의 미국 내 연매출은 6000억원 이상이다. 이에 따라 동아에스티에 유입되는 로열티는 최소 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중국 루예제약에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을 기술 수출했다. 포지오티닙은 암세포의 성장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차단해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제다.


한미약품이 보건복지부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루예제약은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milestone)을 포함한 총 200억원 규모를 한미약품에 지급한다. 출시 이후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한미약품 측에 낸다.


이밖에도 일양약품은 올해 중순 자체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원료인 라도티닙을 러시아 제약사인 알팜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양약품은 알팜으로부터 라이선스 및 마일스톤으로 143억원을 받는다.


JW중외제약은 일본 바이오기업인 프리즘바이오랩과 항암제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프리즘바이오랩은 JW중외제약이 특허권을 갖고 있는 물질로 암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다. JW중외제약은 초기 계약금과 함께 최종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기술료를 지급받는다.


이처럼 국내 다수의 제약사들이 의약품 수출 뿐 아니라 기술 수출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까닭은 투입 비용대비 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약을 개발해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영업력이 필수인데 기술 수출을 통해 현지 유력 제약회사의 마케팅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회사들은 글로벌 제약회사에 비해 영업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약을 개발해도 해외시장에서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기술 수출을 통해 공동개발 형태로 나선다면 이같은 위험을 피할 수 있고 마일스톤과 로열티 등 부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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