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은 '진퇴양난 금리'

시계아이콘01분 5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정부 압박에 돈 찍어주던 한은, 금리 중심 잡을지…

한은 '진퇴양난 금리' (자료:한국은행)
AD


대출잔액 13조, 환란이후 최대…정부 비밀곳간 과다하게 열어준셈
내일 금통위, 금리 내리면 독립성 논란…동결해도 비난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구채은 기자] 경기부양 문제를 놓고 한국은행이 또다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가 세금으로 해야 할 일을 중앙은행에 떠넘기며 발권력을 동원한 '돈풀기'가 외환위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의 의욕적인 경기진작책에 맞춰 기준금리를 인하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지만, 가계부채와 내외금리차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발권력 남용 논란 = 금융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한 대출금을 대폭 늘리고 있는 점에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의욕적인 경기진작책에 맞춰 중앙은행의 준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이를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9월말 기준 한국은행의 대출잔액은 13조3625억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다. 한은의 대출금은 1월 8조9534억원에서 2월 9조2289억원으로 늘었고 3월에는 12조3882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4∼7월에는 12조원대 위에서 우상향곡선을 그리다 8월 13조원을 돌파했고 9월에는 이보다 2054억 많은 13조6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절대규모 확대도 우려스럽지만 이 자금이 제대로 집행되는 지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이미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엉뚱한 곳에 낭비돼 국감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금융중개지원대출 규정 위반 등으로 제재를 받은 은행들의 대출한도 감축액은 올 1∼6월 일평균 3705억3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1944억5000만원에 비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발권력 동원 대출은 절대수치보다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면서 "필요한 자금이 있는데 정보비대칭이나 시장실패 때문에 유동성이 있는 곳에 한은 대출금이 들어가면 좋겠지만 엉뚱한 곳에 무분별하게 한은의 돈이 들어가게 된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수가 부족한 정부가 한은의 발권력을 너무 쉽게 동원한다는 것도 큰 논란거리다. 공적자금 투입의 경우 국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발권력 동원에는 이런 절차가 따로 없이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만으로 가능하다. 발권력이 과다 사용돼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리면 장기적으로는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등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


한은은 시중의 유동성이 넘치게 되면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을 통해 그만큼 통화를 흡수하려 하지만 그 이자는 부담해야 하고 통화안정증권도 국가 경제의 부채가 될 수가 있다. 9월말 현재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180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5% 증가했다. 이 때문에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한국은행의 발권력이 기획재정부의 비밀 곳간처럼 쓰이고 있다"면서 "한은이 정부의 입김에 휘둘리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사면초가 = 하루 앞으로 다가온 기준금리 결정일을 앞두고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동결 중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AD

이번 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가장 먼저 독립성 훼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최경환 부총리의 '척 하면 척' 발언을 비롯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정부의 의사 표현이 수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이 최근 부진했던 국내 경제지표 등에 따라 금리 인하 필요성에 공감해 내린 결정일지라도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추가 인하 조치를 취한 모양새가 된다. 게다가 서민 가계부채의 증가와 질적 악화 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비난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미약한 경기 회복세, 저물가, 엔화 약세 등을 이유로 한은이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8월 인하 효과만을 기다리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경기 인식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대내외 경제 불안 요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정책 공조에 나서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1%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디플레이션 우려도 가중시킬 수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