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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의 낯선시선]군인은 군복을 입은 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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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의 낯선시선]군인은 군복을 입은 시민이다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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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이른바 고성가도가 끝나는 곳에서 '코블렌츠'라는 도시를 만난다. 여기서 라인강은 와인 덕분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모젤강과 합류한다. 이러한 지정학적 입지를 가진 코블렌츠에 프로이센을 기반으로 독일을 통일한 빌헬름 1세가 거대한 요새를 세웠다.


이제는 이 요새에 유스호스텔이 들어섰고 운이 좋은 관광객은 그 한 켠 사람들 틈에서 군복을 입은 사내가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총검술이다. 군복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뚱뚱한 아저씨의 총검술 시연이지만 워낙 익숙한 동작이라서 바로 알아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결국 이 총검술이 프로이센에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건너오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의 군사문화에도 뿌리 깊은 역사성이 있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역사가 순탄치 않았기에 왜곡된 인간성 그리고 일그러진 사회관계와 맞물려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는 일본강점기와 군부독재시기에서 비롯된 장교와 사병의 관계가 있다. 일본강점기에 조선인은 대부분 사병인 반면 이를 지휘하는 장교는 일본인인 구도에서 벌어진, 지휘복종관계를 넘는 인종적 차별은 물론 준사관을 매개로 한 비인간적 처우에 대해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며 지금도 그 잔재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 후 군부독재 시절, 군부가 사회를 주도하면서 민간사회에도 이러한 군사문화가 확장됐고 교과과정에 교련을 넣음으로써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되짚어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당시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세력이 군부 말고 무엇이 있었겠는가. 군부 외에 행정능력과 학습능력,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조직, 더구나 군을 통제할 수 있는 세력은 아직 생기기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절이 변하고 사회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군사적인 전문지식으로는 사회를 주도하기는커녕 이해하기에도 버겁게 됐다. 지휘해야 하는 (준)사관과 사병의 자질이 역전됐다. 또 하나의 이시적인 것의 동시성이다. 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 한다.

이제는 장교와 사병도 권위주의적 관계로는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장교의 입장에서 보아도 이제 장교는 구국의 간성이라기보다는 생활인이다. 또 승진에 목매는 조직인이다.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고를 은폐하기에 급급한 이유는 지휘책임을 묻게 되면 승진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숨진 장병들의 유족에게 지급하기로 돼있는 장례비까지 가로채서 쓰고는 횡령하지는 않았다고 하는 지질한 장교들인 것이다. 이러한 악습은 이제 근절됐다고 할 것인가. 장교들 간의 비인간적 상황은 더 심하지 않은가.


이 울퉁불퉁하고 뒤죽박죽인 음지가 대명천지에 드러나야 한다. 단발적인 상부의 명령으로 미봉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소원수리는 이름뿐이고 외부에서 감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에는 병영 옴부즈만(Wehrbeauftragter)이라는 직책이 있다. 이 자리는 연방의원이 맡는다. 병역에 대한 직접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인들이 국방부장관을 내리 하고 있는 독일에서, 이 옴부즈만이 군 출신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일정한 자기조직을 갖추고 병영에 관계된 모든 일을 조사한다. 이를 위해 예고하고 또는 예고 없이 부대를 방문한다. 지적사항에 대해 군에서 해명이나 개선조치를 할 수 있고 그 결과는 의회에 보고하고 백서를 발간한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군문제의 특수성이니, 남북대치상황이니 토를 달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대로 해서 병사들의 사기가 충천한 강군이 될 수 있는가? 이러한 조직에 국방을 맡기고 편히 잘 수 있겠는가? 부패의 의혹이 없는 투명한 군사행정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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