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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의 낯선 시선]안녕 보베라이트(adieu Wower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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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의 낯선 시선]안녕 보베라이트(adieu Wowereit)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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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8월 27일판의 만평은 권위 있는 신문으로는 이례적으로 1면 중앙 상단에 실렸다. 독일 여행 중인 필자로서는 이를 흥미롭게 보았는데 한 남자가 택시기사에게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설명하는 그림이다.


말풍선에 이르기를 "모든 것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 사람도 소음도 없고, 귀뚜라미 울고, 새들이 지저귀는 곳, 베를린 신공항으로 갑시다." 이 남자는 현 베를린시장 보베라이트(Wowereit)이다. 그는 함부르크시장과 함께 동성애자로 우리나라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베를린 시장의 입을 빌어 베를린 신공항을 한적한 장소라고 하는 이 만평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겠다.

보베라이트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2001년부터 재임하던 베를린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자의로 사퇴한다고 했지만 어느 정치인이 더 할 수 있는데 물러나겠는가. 실제 이유는 베를린 신공항 건설의 실패 때문이다. 베를린 신공항 건설이 좌초한 이유에 대해서는 책이 나왔을 정도인데 건축주가 전문지식 없이 지나치게 설계변경을 요구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수조원대의 재원을 낭비하고도 언제 완공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를 지경이다. 베를린시는 독일의 수도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일정한 독립성을 가진 하나의 도시국가이기도 해서 그 책임은 고스란히 시장의 몫인데 최종 책임을 져야하는 보베라이트 시장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실상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약속한 신공항 건설이 무산되었고 이에 즈음한 선거에서 참패한 것이 2012년이었다. 사실 그는 이때 물러났어야 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던 이유는 그의 뒤를 이어 시장직에 오를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다. 누구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사퇴의 압력이 하루하루 높아졌던 것이다. 그의 뒤를 이을 후보로 37살의 살레(Saleh)가 유력한데 요르단 난민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주민 출신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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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가 속한 사민당은 19세기 후반 우측에 비스마르크의 철혈통치가 압박을 하고 좌측에 공산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그 중간에서 일어나 기반을 다진 후 바이마르 시대의 혼란과 나치를 겪어내고 100년을 넘게 버텨 온 정당이다. 이 사민당에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라인란트팔츠의 '영주'였던 베크(Beck)도 개발사업의 실패로 물러났다. 이번에는 자동차 경주장(Formel 1) 건설이다. 투자자 물색을 맡은 중개인은 막대한 중개료를 요구하고도 실제 일은 하지 않아서 주 정부가 투자를 맡는다는 둥 이래저래 해서 5억유로를 날렸다. 당시 이를 담당한 도이벨(Deubel) 전 재무장관이 형사소추되었다. 법원은 배임이나 기타 사익을 취하려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는 어렵고 모럴 해저드로 인한 직권남용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지만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지금 이 사건은 상고중이다. 여느 정당과 같이 사민당 역시 국민정당을 표방하지만 노동자와 서민이 주된 지지층이다. 그럼에도 사기꾼까지 가세한 개발사업과 투기놀음에 말려든 것이다. 이로 인한 재정적자로 말미암아 다음 선거를 기약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독일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사정이 연상되는데 특히 영암 경기장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경기장이 있다고 자동차 경주가 상시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독일에서는 여기 출입하는 계층이 흔히 제트기를 타고 와서 입장료만 500유로 이상을 지불하는, 인근 주민과 별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어서 우리의 경우로 보자면 모텔과 닭볶음탕집이 주를 이루는 지역개발과 조응시키기가 상당히 어려운 분야라 더욱 그렇다.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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