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매입하는 데 주변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10조5500억원을 써내면서 자금조달에도 관심이 모인다.
주력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컨소시엄으로 한 만큼 각 사별로 일정하게 비율을 나눠 갹출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번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들 계열사는 최근 2~3년간 현금성자산을 크게 늘려왔다. 앞서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에 나설 당시에도 이들 3사가 전면에 나서 인수에 최종 성공했다.
각 사별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부담하는 비중은 대략 5:3:2 정도다. 이번 낙찰가로 따지면 현대차가 5조250억원, 기아차가 3조4150억원, 모비스가 2조1100억원 정도다.
올 상반기 단기금융상품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현대차가 6, 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2 정도씩 부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액으로는 현대차가 6조3170억원, 기아차가 2조500억원, 모비스가 2조1830억원 수준이다.
감정가액을 3배 이상 웃도는 까닭에 이번 낙찰가를 두고 업계에서는 '과한' 금액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현대차그룹은 "실수요자인 데다 미래가치까지 감안했다"며 무리한 투자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대차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17조원이 넘는 데다 기아차나 현대모비스 역시 5조~6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만큼 설득력 없는 주장은 아니다. 이번 부지거래의 계약금은 10%며 나머지 90%는 내년 9월까지 4개월 단위로 30%씩 나눠 납부하면 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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