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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보고서 55] 위안부 해결 능력이 '국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1초

역사적 弱者, 더 이상 방치하는 건 죄악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거의 모두가 알고 있다. 이 문제를 또 다시 꺼내는 건 높은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독자 A씨)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르치고 싶어도 아이에게 충격을 주거나 성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될까봐 우려된다."(학부모 B씨)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불편하다. 귀 기울여 듣기보단 고개를 돌리고 싶은 이야기다. 두고두고 기억하기보단 하루빨리 잊고 싶은 주제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참 안 됐다'는 생각은 해도 선뜻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적다"고 했다. 소외 아동이나 장애인을 돕겠다고 나서는 시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수가 부족하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선뜻 다가가기 어렵고 무거운 성폭력 문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은 이 같은 '불편함'을 극복하는 데 있을 것이다. 두 달여간 취재를 하다 보니 정부 당국자들도 실리외교를 추구하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은 뒷전이고, 정치인들은 이 문제를 마치 '유행'처럼 이슈가 불거질 때만 반응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은 20여년 넘게 소규모 시민단체들에만 의존하고 있고, 수요집회 참석자는 청소년이 대다수다. 취재에 나선 기자까지 무기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위안부 피해자는 단순히 사회적 약자가 아닌, 역사적·국제적 관계 속의 약자이기에 사회구성원과 국가적인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위안부 문제는 잊혀질 것을 요구당한 문제"라며 "일본군 패전 후에 많은 피해자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역사의 몫을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했다"고 전했다. 사회적으로 논의되어야 마땅한 문제였지만 한국사회에선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첫 증언자가 나오기까지 침묵 속에서 고통을 감내했던 시간이 50년이 넘는다. 이제 남은 생존 피해자는 55명. 그들의 평균연령은 88세. 지난달부터 21회차에 걸친 아시아경제 빅시리즈 '위안부 보고서 55'는 오늘로 끝이지만 우리의 관심은 끝이 아니어야 하는 이유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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