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사내유보금 확대가 경제 성장에는 도움이 안되고, 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사내유보금(이익잉여금 기준)은 1990년 26조3000억원에서 2012년 762조4000억원으로 약 29배 늘어났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영업 혹은 영업외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 가운데 사외로 유출되지 않고 사내에 남아있는 이익을 말한다.
지난달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기업소득환류과세라는 제도를 통해 사내유보금 가운데 일부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기업들이 회사에 돈을 쌓아두는 대신 투자나 임금인상, 배당 등에 사내유보금을 쓰도록 해 기업의 소득이 가계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세금제도다.
예산정책처도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을 내놓은 배경과 비슷한 맥락의 해석을 내놓았다. 예산정책처는 최근 '경제동향 & 이슈'를 통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배당성향이 낮아졌고,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사내유보금 확대와 배당성향 하락, 투자부진 등은 경제 전체로 볼 때 국민소득 내 기업부문 비중을 확대하고, 가계부문 비중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고 전했다.
예산정책처는 이런 가운데 기업의 투자활동과 고용창출 능력이 저하되는 등 전반적으로 기업 고유의 경제 활동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외환위기 이후 수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투자와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예산정책처는 결론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증가하며 부채비율이 하락하는 등 경영 안정성이 높아지는 순기능적 측면도 있었으나 사내유보금이 기업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재원으로서의 역할은 미흡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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