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자동차가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독일 랠리에서 처음 우승을 달성했다. WRC는 포뮬러원(F1)과 함께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 양대 모터스포츠대회로 국산 메이커가 FIA 주관 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독일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현대차는 드라이버 부문 1, 2위에 오른 동시에 제조사부문에서 1위에 올라 우승했다고 전했다. 이번 우승은 현대차가 WRC팀을 꾸린 지 18개월, 대회에 출전한 지 9번째 만에 이룬 성과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1월 모나코 몬테카를로 랠리 참가를 시작으로 지난 3월 멕시코 대회, 6월 폴란드대회에서 잇따라 시상대에 오른 적이 있다.
첫 우승도 쉽지 않았다. 대회 하루 전 시운전을 하면서 충돌사고가 발생해 랠리 참가여부가 불투명했으나 18시간 만에 정비를 마쳐 무사히 랠리 시작시간을 맞췄다. 현대차 소속 인기선수인 티에리 누빌은 랠리 시작일부터 상위권을 유지하며 마지막 날까지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인 결과 최종 1위에 올랐다. 누빌이 이끈 현대차 1호차는 25점, 다니 소르도가 이끈 2호차는 18점을 받았다.
제조사 부문에서는 합계 43점으로 2위 M스포츠 월드랠리팀(22점)을 2배 가까이 큰 점수차로 따돌렸다. 최규헌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은 제조사 시상식에서 1위를 하며 시상대에 올라 애국가가 울렸다고 현대차 측은 전했다.
올해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WRC는 11개월간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대회로 각 라운드별로 점수를 따져 드라이버와 제조사 우승을 가린다. 주요 완성차메이커가 양산형 차를 개조해 참가하며 전용트랙이나 공공도로를 변형한 서킷을 달리는 다른 대회와 달리 포장ㆍ비포장도로를 비롯해 눈길, 빙판길 등 다양한 조건에서 실력을 겨루는 만큼 궁극의 레이스로 꼽힌다.
드라이버의 역량은 물론 메이커의 기술력도 평가받는 만큼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공을 들이는 대회다. 현대차는 유럽지역에 출시하고 있는 소형차 i20를 개조한 차량으로 출전하고 있다.
미쉘 난단 현대차 월드랠리팀 총책임자는 "9번 참가 만에 1, 2위를 차지해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면서 "끊임없이 노력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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