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연금·공무원연금·교직원공제회 등 저금리에 대처…운용사도 반사이익 기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국내 연기금들이 잇따라 해외투자팀을 신설하고 있다. 저성장ㆍ저금리로 국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자 해외투자 확대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오는 9월1일부터 해외주식 및 채권 운용 업무를 전담하는 해외투자팀을 가동한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해외투자를 전담부서를 만들면 관련 업무 역량과 전문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인력 시스템과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했는데 이제 해외로 나갈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고 전문 인력도 보충했다"고 전했다.
실제 사학연금의 해외투자는 증가세다. 해외 채권투자는 2012년 2713억원에서 지난해 3225억원으로, 해외 주식투자는 2012년 2086억원에서 지난해 2485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사학연금은 앞으로도 해외투자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른 연기금들도 올해 해외투자팀을 만들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2월 해외투자팀을 신설했다. 수장은 삼성자산운용 출신 김영성 해외투자팀장으로 그는 3월부터 팀을 이끌었다. 팀의 전문성 확대를 위해 외부 전문가도 채용했다. 덕분인지 공무원연금의 올해 월별 투자수익률은 해외채권이 2월 2.43%에서 6월 6.00%로, 해외주식은 2월 -1.02%에서 6월 4.09%로 각각 증가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말 해외주식 투자금이 약 832억원이었는데 지난달 1700억원으로 늘었고 올 연말에는 2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해외 주식투자는 위탁운용을 하고 있지만 향후 직접투자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은 2015년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금융자산의 6.2%에서 2019년 8.9%까지 늘릴 방침이다. 해외 채권투자는 2015년 5.5%에서 2019년 7.9%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직원공제회도 해외투자 전담팀을 꾸렸다. 지난 4월 대체투자부와 금융투자부의 2부 7팀에서 해외투자부를 신설, 3부 9팀으로 확대했다. 팀장급 해외투자 전문가도 외부에서 영입했다. 기금 규모가 큰 국민연금은 이미 해외증권실과 해외대체실을 운영 중이며 원활한 해외투자와 환리스크 관리를 위해 상반기 외환(FX)팀을 신설했다.
연기금들의 해외투자 강화로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성 팀장은 "해외 주식투자 관련 국내 운용사를 통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운용사들은 해외 투자 경험을 쌓고 일감도 얻을 수 있다"며 "운용사 대상 외화표시구조화채권 투자제안서 요청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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