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 상반기 미국의 회사채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국내 연기금들도 미국 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 환경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 채권을 담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7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7848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발행 액수인 1조3800억달러의 57%에 달한다.
손은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회사채 발행시장 호조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기업들의 채권시장 내 자금조달 환경 개선과 미국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진행 및 자사주 매입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수익·고위험의 하이일드채권 발행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미국에서 1815억달러의 하이일드채권이 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회사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1%로 증가했다.
하이일드채권의 경우 부도율 하향 안정화 추세와 상대적인 고금리 매력으로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에 따라 향후 일부 한계기업들의 부도율 상승 가능성과 금리 민감도 증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연기금들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시장 상황에서 미국 채권에 적극 투자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증시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체투자 물량도 많지 않아 결국 미국 채권에 상당 부분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고 토로했다.
국내 최대이자 세계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경우 해외 채권투자의 33.1%(지난해 기준)를 미국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올 1분기말 현재 해외 채권 중 국채가 39.3%로 가장 많고 회사채도 36.6%로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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