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정부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고(故) 정몽헌 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금가안 방문을 허용했지만 금강산 관광재개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금강산 관광 중 우리 국민이 총격에 희생이 됐는데 북한 당국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정은 회장 방북 승인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은 안다"면서 "북한 당국의 책임있는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이 없이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서 달라진 것이나 새로운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고 정 회장의 11주기를 맞아 추도식에 참석하고 현지시설을 둘러보겠다는 현정은 회장의 방북을 지난달 31일 승인해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사업을 했던 업계에는 관광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다.
금강산기업인협의회(금기협)는 지난달 10일 금강산 관광 중단 6주년에 즈음해 서울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6년간 1조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남북 당국에 금강산 관광은 남북 평화의 상징이고 남북경협 교류의 시작이었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촉구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당일 "유사한 사건 재발방지를 위해서 책임 있는 당국자 간에 확실한 신변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 5·24조치가 있었고, 또 그 이후에 북한의 핵· 미사일시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관광재개를 위해서는 유엔 제재 결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판단이나 입장이 나와야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 회장의 추도식 참석은 인륜의 문제이고 다른 일정이 없어 방북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금강산 관광 재개와는 무관해서 승인했다는 뜻이다.
현 회장은 지난해에도 고 정 회장의 10주기를 맞아 금강산을 방문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방북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네 번째 방문이 된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현지에 있는 정 회장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진행한 뒤 현지호텔 등 주요 시설물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10주기 방문 때는 원동연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와 김정은 제1비서의 구두 친서를 전달했던 만큼 북한 측 인사가 나와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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