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와 직접 관계없고 입지와 가격 영향이 결정적…기존 주택시장 움직이면 후행할 듯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기존 주택시장이 살아나야 신규 시장도 움직이는 만큼 온기가 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A건설사 위례 분양소장)
새 경제팀이 잇따라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였으나 신규 분양시장은 덤덤한 표정이다. 강남권 고가 재건축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기존 주택시장과 다르다.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LTVㆍDTI와 직접적인 연계가 없는 탓이 가장 크다.
위례신도시에 새 아파트를 공급 중인 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견본주택을 설치한 복정역 일대. 올해 최대 유망지역으로 꼽히는 탓에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지난 주말에만 수 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위례'라는 입지적 장점과 미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라는 게 분양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LTVㆍDTI 등 부동산 규제 완화가 힘이 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A건설사 분양소장은 "입지와 분양가 등의 장점이 부각돼 대출규제 완화가 발표되기 전부터 이곳에는 방문 인파가 꾸준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더욱이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LTVㆍDTI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어 체감 온도가 덜하다. 계약금 규모가 작은 데다 중도금 역시 건설사들이 보통 60%까지 보증을 서고 있어서다. 개인대출로 전환되는 잔금납부 때가 되면 LTV 상향에 따른 여유가 생기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새 분양시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분양 물량 거래상황도 아직은 온기를 찾기는 어렵다. B건설사가 지난 연말 은평구 일대에 내놓은 사업장만 하더라도 문의와 방문이 늘어나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분양소장은 집을 살수 있는 여건을 정부가 만들어줬지만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만큼 바로 거주가 가능한 기존 아파트부터 반응이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기존 주택들이 활발하게 거래되기 시작한 후에는 결국 신규 분양도 활기를 띠게 되는 원리를 감안하면 결국 호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은 나온다. 견본주택 관계자들은 기존 주택시장에 이어 2~3차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B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이나 기존 주택시장은 경기가 동반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구체적으로 정식 발표될 경우 장마와 휴가 등 비수기가 지나면 강남권 거래시장에 이어 분양시장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신혼부부와 새내기 직장인 등 아직 목돈이 부족한 예비 수요층이 분양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DTI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20~30대 직장인의 경우 미래소득을 기준으로 DTI를 적용키로 한 2012년 조치가 내년 9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성헌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DTI와 LTV를 완화하는 1차적인 타깃은 기존 재고주택시장"이라면서도 "전반적인 거래 분위기가 살아날 경우 결국은 분양시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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