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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신청 첫날…곳곳서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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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기초연금 제도가 1일부터 시행됐지만 일선 현장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자격을 따지는 계산법이 복잡한데다 재산과 소득 수준, 근로 여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기초연금이 천차만별인 탓이다. 시스템 개통도 늦어지면서 수급자들의 불만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가양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김영숙(67·가명)씨는 "지난해 남편이 죽고 난 뒤 기초노령연금이 중단됐다"면서 "이번에 기초연금을 다시 준다고 해 받을 수 있을지 알았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서울에서 공시지가 3억2000만원 상당의 주택에서 1층을 월세를 놓고 임대소득으로 130만원을 받는다. 김씨는 "65세 이상이면 대부분 20만원을 받는 것처럼 홍보해 수급 대상이 되는 줄 알았다"면서 "헛걸음만 했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에 지급된다. 기존의 기초노령연금 수급자와 같은 기준이다. 문제는 '소득하위 70%'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경비원 등 '일하는 노인'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근로공제를 확대했다. 자신이 수급대상인지, 또 얼마나 수급받는지 알려면 이날부터 동사무소에서 확인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기초노령연금으로 월 10만원씩 받고 있는 황모 할머니(83)도 기초연금이 20만원으로 오를 것으로 철썩같이 믿었다. 기초연금을 10만원 더 받으면 함께 살고있는 며느리에게 용돈을 주리라 마음도 먹었다. 하지만 동사무소 직원으로부터 "고가의 아들 집에 살고 있어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황 할머니는 10만원마저 안 나올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보건복지부가 추산한 소득하위 70%인 기초연금 대상자는 447만여명. 복지부는 이 가운데 현재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410만명과 근로공제로 새롭게 수급 자격이 생기는 일하는 노인 2만명가량이 기초연금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자라도 다음 달 25일에야 첫 연금을 받는다는 소식에 불만이 쏟아졌다. 당초 7월부터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전산 시스템 구축과 개통이 늦어진 탓이다. 오는 25일 첫 기초연금 수급자는 지난달 30일까지 신청이 완료된 기존의 기초노령연금 수급자들 뿐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연금의 신청과 접수, 조사를 위한 급여지급 시스템이 7일부터 정식 오픈한다"면서 "7월1일 신청자는 수급자격 심사에 2주가 걸리는 만큼 7월25일 지급되지 않고 다음 달(8월) 25일 두 달치가 한꺼번에 지급된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을 미끼로 한 사기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받아주겠다고 접근해 금품을 뜯어내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을 받아주겠다며 접근해 신청비와 접수비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이들이 적발됐다. 이들이 한 번에 챙긴 금액만 1만5000원에서 22만5000원에 달한다. 또 기초연금 담당 공무원을 사칭해 혼자 사는 노인에게 접근해 집을 알아둔 뒤, 집이 비었을 때 55만원 상당을 훔친 절도 사건도 발생했다. 또 기초연금을 더 받게 해주겠다며 전화해 주민번호 등을 요구하는 신종 보이스 피싱이 등장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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