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범 최경환號 2기 경제팀에 바란다]무너지는 중산층 닫힌 소비 얼어붙은 투자 해법은 내수살리기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조슬기나 기자]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6%로 곤두박질쳤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윤증현 카드'를 꺼냈다. 이듬해 2월 취임한 윤증현 당시 부총리는 28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2009년 0.3%에 불과했던 경제성장률은 2010년에는 6.3%까지 올랐다. 한국 정부가 재정투입을 통해 V자형 반등에 성공하자 선진국, 신흥국 할 것 없이 '모범사례' 한국에 눈을 돌렸다.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에 윤증현이 있었다면, 박근혜정부의 '2기 경제팀'에서는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가 몸을 풀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가 주도해온 '1기 경제팀'은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인 고용률 70%로드맵을 비롯해 창조경제 및 벤처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 부동산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대책, 금융시장 안정과 자본시장육성 방안, 서비스와 관광 활성화 방안 등 많은 대책을 쏟아냈다. 올 들어서는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의 종합판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성장률, 실업률, 물가, 경상수지 등 지표상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기업과 가계는 숨막혀 했다. 지표와 국민의 체감경기는 판이했다. 국무조정실이 주도한 2013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보면, 140개 국정과제에서 경제팀이 주도적으로 책임지는 분야는 경제부흥 42개 과제다. 42개 과제 가운데 우수과제는 14%(6개)에 불과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 대학교수ㆍ연구원 250명을 대상으로 박근혜정부 1년을 평가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제분야는 가장 나쁜 평가를 받았다.
한국 경제는 과거와는 다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가장 큰 숙제는 내수경기 부양이다. 최근에는 수출의 온기마저 내수에 전달되지 않고 있고, 기업들은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고도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어 국내 생산ㆍ소비를 더욱 악화시켰다. 수입 감소는 기형적인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져 환율하락 압박은 더욱 강해졌다. 붕괴된 중산층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닫힌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
'2기 경제팀'이 '성장'에 관심을 쏟는 것에 시장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하지만 경제팀 수장이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수단을 선택할지, 얼마나 강력하게 추진할지, 시장의 신뢰를 계속 쌓아갈지 등 많은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내달 중순께로 출범이 예상되는 '2기 경제팀'의 과제를 경제전문가와 기업ㆍ가계 등 다른 경제주체들의 목소리를 담아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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