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고려대 대자보 "청와대로 향합니다"…결국, 행진 참가자 69명 연행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6·10 민주항쟁일을 기념하기 위해 '청와대 만인대회'가 열렸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69명을 연행했다.
지난 9일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에는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에는 "청와대로 향합니다. 무참히 밟히고 깨지고 결국 경찰서로 잡혀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갑니다"라며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되새기며 거리로 나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려대 대자보 작성자는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항의하러 갑니다"며 거리로 나서는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10일 오후 8시 청와대 앞길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대학생과 시민단체 등이 참가하는 '6·10 청와대 만인대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오후 7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 '청와대 만민공동회'도 계획됐다.
그러나 경찰은 주요 도로와 주거 지역이라는 이유 등으로 행사 주최측이 낸 청운동사무소과 경복궁역 등 청와대 인근 61곳에 대한 집회신고를 불허했다. 또한 청와대 인근에 64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 100여명은 오후 9시 20분께 삼청동 총리공관 건너편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쪽으로 향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가만히 있으라'라는 침묵시위를 기획했던 경희대생 용혜인(25·여)씨 등 69명이 해산명령에 불응하거나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 등으로 연행됐다. 고교생 2명과 기자 1명도 연행됐지만 현장에서 훈방조치됐다.
시위하던 대학생 1명이 넘어져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경찰 2명도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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