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28·스페인)이 프랑스오픈 5년 연속(2010~2014년) 우승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113년 역사의 프랑스오픈을 5년 연속 제패한 선수는 나달이 처음이다.
8일(한국시간) 파리 로랑 가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노바크 조코비치(27·세르비아·세계랭킹 2위)와의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3시간 30분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1(3-6, 7-5, 6-2,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010년부터 프랑스오픈 35연승을 달리며 이 대회 통산 성적 66승 1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아울러 2005년을 시작으로 프랑스오픈에 총 열 차례 출전해 아홉 차례 우승하며 클레이코트 최강자임을 재확인했다.
세계랭킹 1·2위의 맞대결답게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전개됐다. 기선을 제압한 선수는 조코비치였다. 포핸드에서 범실이 많았던 나달을 몰아붙여 1세트를 3-6으로 따내며 사상 첫 프랑스오픈 우승에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나달은 조코비치의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2세트 중반부터 주춤하던 포핸드가 살아나며 주도권을 잡았다. 나달은 2세트 게임스코어 3-2로 앞선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4-2로 앞서 나갔고 세트 막판 백핸드 다운더라인까지 성공시키며 7-5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나달은 3세트 두 번째 게임에서 조코비치가 백핸드 발리 실책을 범해 게임스코어 2-0으로 앞서며 흐름을 잡았다. 이후 12분 넘게 이어진 일곱 번째 게임을 승리하며 5-2까지 달아났고, 3세트를 6-2로 따내 전세를 뒤집었다.
승부를 결정지은 4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4-2에서 4-4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상대 코트 구석에 떨어지는 각도 큰 포핸드 크로스를 앞세워 5-4로 승기를 잡았다. 이어 열 번째 게임 챔피언십포인트를 앞두고 조코비치가 서브에서 더블폴트를 기록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통산 열네 번째(호주오픈 1회·프랑스오픈 9회·윔블던 2회·US오픈 2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순위에서 피트 샘프라스(43·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위치하게 됐다. 아울러 조코비치와의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23승 19패로 우위를 지켰다.
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조코비치는 다시 한 번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2012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패배를 안긴 나달에 설욕하기 위해 끈질긴 승부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대회 전까지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에서 총 여섯 차례 우승(호주오픈 4회·윔블던 1회·US오픈 1회)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는 프랑스오픈 우승만 남겨두고 있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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