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오는 17일 열리는 경매에서 최근 국내외 미술시장 분위기 주도하는 김환기, 이우환 등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출품한다. 또 예금보험공사의 위탁 작품인 박수근의 그림과 불교미술품도 함께 나온다.
서울옥션은 이날 오후 5시께 '제 132회 미술품경매'를 개최, 출품작은 오는 8일까지 강남점 전시장에서 먼저 선보이고, 11일부터 16일까지는 평창동 본사에서 전 작품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에는 국내 근현대 작품과 해외미술 그리고 근대 동양화, 불교미술, 서예, 도자기 등 고미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이 총 183점이 출품된다. 추정가 총액은 약 70억원에 달하며, 이 중 근현대 및 해외작품이 95점으로 약 50억원이며, 고미술품은 88점으로 약 20억원 규모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김환기의 1950년대 초기작으로 추정되는 '정물'이다. 가로, 세로 39.5cm 정방형의 화폭에 작가가 수집하며 즐겨 감상했던 백자, 목기와 매화가지가 담겨있는 작품으로, 화면을 십자구도로 4분할하여 안정적인 구도와 견고한 구성이 돋보인다. 김환기의 일대기상 전기 작품으로 구분되는 195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들은 한국전쟁 발발 등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작품 수가 적고 또한 소실된 경우가 많아 희소가치가 높다. 추정가는 별도문의(시작가 5억2000만원)를 통해 알 수 있다.
최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좋은 기록을 세운 이우환의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된다. '점으로부터(추정가 1억7000만~2억3000만원)'에서 시작해, 엄격한 질서와 통제를 벗어나 해체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바람과 함께(100호, 3억~4억원)' 그리고 여백과 점의 균형을 통해 서로간의 조응상태를 보여주는 '조응(2억~3억원)'에 이르기까지, 이우환의 작품세계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 28일 양주에 장욱진 미술관이 개관하며 다시 조명 받고 있는 장욱진의 작품들도 출품된다. 장욱진의 작업은 작가의 작업실이 위치했던 지역별로 각 시기별 화풍을 구분할수 있는데, 이번 경매에는 명륜동 시기의 1979년 작 ‘무제’(7000만~9000만원), 수안보 시기의 1983년 작 ‘풍경’(8500만~1억2000만원), 신갈 시기의 1988년 작 '집'(9000만~1억5000만원) 등이다.
또한 서울옥션은 예금보험공사가 주관하는 부산계열 등 저축은행 보유 미술품 매각 용역 대행 주관사로 4회째 선정되었는데, 예금보험공사가 위탁한 375점을 국내와 홍콩경매를 통해 점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그 가운데 박수근의 ‘줄넘기’, 김흥수의 ‘기도하는 소녀’, 박서보의 ‘묘법’, 불교미술품 등이 이번 경매에 출품된다. 불교미술품 중 ‘목조지장삼존불감’은 감실과 그 안의 불상이 온전히 보전된 귀한 작품이다. 세 부분으로 분리된 감실을 열면 본존지장보살이 중앙 감실 안의 2단 좌대에 배치되어 있고, 양쪽으로 도명존자상과 무독귀왕상이 합장한 채 단정하게 서 있다. 지장, 도명, 무독 등 세 상이 한 장 속에 함께 봉안된 예는 매우 귀한 것으로, 추정가는 9000만원에서 1억4000만원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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