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메이킹 비중 롱게임 68%, 퍼팅은 15%, 매킬로이와 우즈 "장타가 동력"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롱게임이 더 중요하다고?"
골프에서 '스코어 메이킹'의 결정적 요인은 보통 숏게임으로 압축된다. 1m짜리 퍼팅도 1타, 300야드짜리 드라이브 샷도 1타라는 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러나 롱게임의 중요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골프전문지 더골프 최근호에서는 실제 마크 브로디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의 주장을 인용해 고정관념을 깨는 이론적 근거들을 제시했다.
▲ 롱게임 비중이 "무려 68%"= 브로디 교수는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경쟁자들 간에 실력 차이가 나는 이유 중 68%가 롱게임, 17%는 숏게임, 15%가 퍼팅"이라고 주장했다. 10년간의 데이터를 앞세워 선수들조차 반박하지 못했다. '골프수학(Golfmatrics)'이라는 프로그램까지 활용해 선수들의 테이터를 분석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샷링크 데이터가 소중한 자료가 됐다.
PGA투어는 '스트로크 게인드'를 따로 계산한다. 평균보다 얻거나 잃는 스트로크다. 브로디의 아이디어에서 출발된 이 통계는 퍼팅을 거리별로 나눠 6m 퍼팅이 1m 퍼팅보다 더 잘 쳤다는 방식으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퍼팅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다. 이를 확대시키면 라운드 당 드라이브 샷과 어프로치 샷, 숏게임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
이 방식에 따라 계산해 보면 세계적 수준의 프로골퍼와 아마추어골퍼 간의 스코어 차이에 퍼팅은 15%에 불과하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대신 드라이브 샷(28%)과 아이언 샷(40%)은 68%에 달했다. 아이언 샷은 티 샷 이후 홀까지 100야드 이상의 샷으로 정의했다. 2004~2012년까지 드라이브 샷의 스트로크 게인드는 로리 매킬로이(0.98)와 버바 왓슨(0.91)이 1, 2위를 차지했다. '톱 10'에는 메이저 우승자가 3명이나 포함됐다.
아이언 샷의 스트로크 게인드는 타이거 우즈(1.28)와 로버트 알랜비(0.88)가 1, 2위에 올랐다. 숏게임과 퍼팅 부문에서는 우즈나 필 미켈슨, 루크 도널드가 '톱 10' 포함되기는 했지만 무명선수가 많았다. 브로디의 결론은 세계 최고의 프로 선수들은 특히 숏게임과 퍼팅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드라이브 샷과 아이언 샷에서 스코어가 판가름이 난다는 점이다.
▲ "김세영과 장하나를 보라"= 이 이론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2개의 대회에서 김세영(21ㆍ미래에셋)은 평균 266.94야드를 날려 드라이브 샷 비거리 부문 1위에 올랐다. 간발의 차로 장하나(22ㆍ비씨카드ㆍ 266.42야드)가 뒤를 이었다. 상금랭킹에서는 장하나가 1위(6억8900만원), 김세영이 2위(6억7000만원)다. 두 선수 모두 3승씩을 거둬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김세영은 지난해 그린적중률도 1위(81.11%). 평균 퍼팅 수는 반면 32개로 85위에 그쳤다. 이 부문 1위 이승현(23ㆍ우리투자증권ㆍ29.63개)과는 2.37개 차이가 난다. 장하나 역시 그린적중률은 3위(78.47%)로 상위에 랭크됐지만 퍼팅은 28위(30.25개)로 밀렸다. "티 샷이 잘 떨어져야 나머지 홀 공략이 쉬워진다"고 강조하는 김세영은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이 높으니 퍼팅 수는 많을 수밖에 없다"며 "퍼팅 수 통계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브로디는 "PGA투어 선수에게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20야드가 더 나간다는 것은 라운드 당 0.75타를 줄이는 효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4라운드 경기라면 3타를 벌 수 있다는 의미다. 퍼팅을 잘 한다는 사람들의 통계를 보면 공을 홀에 더 가까이 붙이는 능력이 있고, 당연히 퍼팅을 여러 번 하지 않게 된다. 평균 90타의 아마추어골퍼는 투어 선수에 비해 2~4배 정도 퍼팅을 더 많이 한다. 그만큼 홀에 가까이 붙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수'가 되려면 결국 롱게임을 잘해야 한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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