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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경영 21주년' 맞아 후계 구도 막바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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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른 아침 '신경영 21주년' 특집 방송, 같은 시간 삼성에버랜드 상장 결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지 꼭 21년만에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에 나서며 3세 후계구도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나섰다.


신경영 21년만에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로 발돋움 했고 삼성그룹은 오너 2세인 이건희 회장에서 3세인 이재용 부회장으로 승계 작업을 본격화 한 것이다.

3일 이른 아침 삼성그룹 각 사옥의 TV를 통해 '신경영 21주년' 특집 기념 방송이 방영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한 '신경영'은 올해로 꼭 21주년이 된다. 6월 7일이 휴일인 탓에 연휴 직전인 3일 사내 방송을 통해 신경영 21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15분 분량의 방송에선 지난 21년 동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행보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반도체, 휴대폰, TV 등 삼성그룹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세계 초일류 제품들의 소개와 함께 이 회장이 제품과 삼성그룹에 심어 놓은 성공 DNA가 조명됐다.

화면속의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 두 눈을 부릅뜨며 모든 것을 바꾸라고 외쳤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신경영 당시 행보들이 소개됐다. 이 회장이 예전 100년 삼성을 위해 다시 심기일전하자고 외쳤던 주문은 21년이 지난 현재도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방송 말미에선 병상에 누워 있는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인트라넷 싱글에 게재된 임직원들의 댓글 및 메시지들이 소개되며 아직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 회장의 건강 회복을 바라는 임직원들의 소망을 소개했다.


같은 시간 삼성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고 내년 1분기 기업공개(IPO)를 결정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상장 사유로 '글로벌 역량 강화'를 손꼽았다. 패션사업 인수 및 지난해 진행된 사업재편으로 인해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재편된 사업부문들의 사업경쟁력을 조기 확보해 글로벌 패션,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지난 2012년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동안 사업구조가 크게 바뀌며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절실해졌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지배구조 재편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넘어가는 3세 승계 과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재계는 삼성그룹의 3세 승계작업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3세 승계의 가장 중요한 맥락은 기존 계열사들의 글로벌 역량을 배가시키는 동시에 100년 영속할 수 있는 새로운 체력을 갖추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업재편을 통해 각 계열사들은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중복사업들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종전 순환출자 구조의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초석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는 1990년대 후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이 회장의 세 자녀에게 지분을 배분한 바 있다. 때문에 향후 그룹 경영권 승계에 자금 및 지분 확보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지목돼 왔다.


삼성가 3세들의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41.84%(이재용 25.1%, 부진, 서현 각각 8.37%), 삼성SDS의 경우 3세들의 지분이 19.1%(이재용 11.3%, 부진, 서현 각각 3.9%)에 달한다. 때문에 두 회사가 상장할 경우 3세들의 보유 지분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다. 자산가치를 높여 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회사의 상장은 지주사 전환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버랜드, 삼성SDS 등을 삼성전자 등과 합병한 뒤 지주사를 물적 분할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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