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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에버랜드 상장 안한다더니…번복한 이유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6초

'미래 불확실성' 걷어내기 결단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그룹은 지난 2012년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설에 대해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당시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상당한 기간 동안 삼성에버랜드는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굳이 상장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까닭은 최근 장외시장에서 연내 상장 루머가 퍼지며 소액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년이 지난 3일 삼성에버랜드는 내년 1분기께 상장한다고 밝혔다. 상장 사유는 그동안 삼성에버랜드가 패션 부문을 인수하고 식음 사업을 담당하는 웰스토리를 자회사로 분할하는 등 사업여건이 크게 바뀌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2012년과 사업구조 및 시장상황이 달라져 이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삼성에버랜드의 이같은 설명에도 시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자연스럽게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3세 승계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삼성에버랜드로서는 상장을 통해 사업경쟁력 강화, 그룹 지배구조 개편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에버랜드 사업 경쟁력 강화=상장을 통해 삼성에버랜드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선다. 패션 사업에선 SPA에 적극 투자해 국내에 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리조트는 신규 시설 및 호텔 사업에 나선다. 건설 및 급식 사업 역시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


지난해 삼성에버랜드는 베트남 옌퐁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현지 계열사들의 시설공사를 맡고 있다. 이렇듯 해외 사업들이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졌고 이 과정에서 상장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 수순=여기에 더해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은 삼성그룹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기준 매출 2조226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으로 사업 규모면에서는 작은 편이지만 삼성가 오너 일가들이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지분 25.1%를 갖고 있다.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은 8.37%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3.72%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2대주주로 19.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1대 주주는 이건희 회장으로 20.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는 국민연금이 7.71%로 1대 주주, 삼성생명이 7.56%, 삼성물산이 4.06%, 이건희 회장이 3.38%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할 경우 종전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 삼성전자→기타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최근 상장 계획을 밝혔던 삼성SDS 역시 오너 일가 지분이 많지만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때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통해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삼성SDS는 오너 일가의 승계 및 상속을 위한 자금원 역할을 하고 삼성에버랜드는 오너 일가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며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자연스럽게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의 합병 및 지주사 물적 분할을 통해 삼성가 3세들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오너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까지 상장에 나서며 3세 승계를 본격화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지만 우선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각 회사의 덩치를 불려 놓은 뒤 자금원, 또는 지주사 전환시 지분 확대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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