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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월호 국조 파행, 피해자 절규 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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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세월호 침몰 사고 국정조사'가 시작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국조 특위는 활동 첫날인 어제 진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위원장을 포함한 여당 의원 없이 야당 의원 9명만 현장을 방문했다. 반쪽짜리 출발이다. 여야가 날짜 하나도 합의하지 못하는 판이니 국조가 제대로 굴러갈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국정조사 기간은 40일 안팎이 보통이지만 세월호 국조는 90일이다. 범위도 초기 신고 및 대응 상황, 대응 실패 원인 규명 및 재난대응시스템 점검 등 10개항에 이른다. 조사 대상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서실도 들어있다. 세월호 국조의 의미가 그만큼 엄중하다는 뜻이다. 철저한 진상조사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제도적 개선책을 담은 '대한민국 안전 종합 보고서'를 내놔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삐걱거리니 답답한 노릇이다. 일정 연기와 관련해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특위위원장은 "가족들이 기상악화 등을 이유로 일정을 연기하자고 해 방문을 미룬 것"이라고 했다. 야당 위원들은 "가족들은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자주 봐왔던 '네 탓 공방'이 다시 벌어진 것이다. 세월호 정권 심판론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야당과 이를 차단하려는 여당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세월호 국조의 목적은 '안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해 다시는 그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당리당략으로 접근해 정쟁의 수단으로 삼을 일이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자칫 여야가 소모적인 기싸움만 벌이다 끝날 수 있다. 참사에 정치권 책임도 가볍지 않다. 국정조사가 파행한다면, 희생자와 유가족은 물론 국민의 커다란 분노를 살 것이다.

오늘은 세월호 침몰 49일째 되는 날이다. 팽목항에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16명의 실종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이 고통과 슬픔에 잠겨있다.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 국민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다. 국조 위원들은 "정치 싸움 다 필요 없다. 여야가 합심해서 마지막 한 명까지 반드시 구해내라"는 한 실종자 가족의 절규를 새겨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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