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현재 300억달러 돌파…2010년 이후 최단기간
정국 불안 태국 물관리 사업 수주 여부가 변수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5개월여 만에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금액이 포함됐던 2010년을 제외하고 사실상 역대 최단기간에 거둔 성과다. 연초 쿠웨이트·이라크 등 중동 국가에서 대규모 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영향이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계약 기준)은 총 309억2655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3% 늘어난 수치다.
해외수주액은 지난 20일 이미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18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수주했던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2010년은 UAE 원전 한 곳의 수주액만 200억달러에 육박하는 특수 상황이어서 사실상 올해가 역대 최단 기간 내에 3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많은 해외건설 공사를 수주한 지역은 중동으로 전체 물량의 80.51%인 245억8635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아시아가 45억2068만달러(14.62%), 중남미 11억5548만달러, 아프리카 4억8955만달러, 북미 1억1703만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주액도 중동의 이라크가 79억892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쿠웨이트(71억5626만달러), 알제리(42억4688만달러), 사우디아라비아(2억4896만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건 지난해 밀린 중동 대형 플랜트 공사를 우리 건설사들이 대거 수주했기 때문이다. 연초 현대건설과 GS건설·SK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4개 건설사는 60억4000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했다.
SK건설과 GS건설·대우건설·현대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등 5개사는 쿠웨이트서 71억달러 규모의 청정연료 생산공장(CFP)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이어 2월에도 대우인터내셔널·삼성물산·GS건설 등 국내 6개 건설사가 총 35억달러 규모의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따냈다.
업종별로는 대형 플랜트 수주에 힘입어 산업설비 부문이 전체의 85.99%인 265억9461만달러에 달했다. 다음은 토목 21억3124만달러, 건축 14억5342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정부와 업계에선 상반기 해외수주가 순항하고 있어 올해 수주 목표치인 700억달러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건협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산유국들의 발주가 몰리고 총 공사금액이 140억달러에 이르는 쿠웨이트 정유공장(NRP) 등 발주 예정 물량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태국의 정국 불안으로 한국수자원공사 등 우리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약 61억달러 규모의 통합 물관리 사업 수주가 불투명해지면서 수주 목표 달성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국 통합 물관리 사업은 변동성이 커 올해 수주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제하고 다른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중동·아시아·남미 등 정부 차원의 수주지원 노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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