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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년대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빈티지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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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년대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빈티지 사진전' 이형록, '강변', 195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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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조각배 세 척이 한강변 모래 밭 위에 뒤집어져 고요하게 휴식을 취하는 듯하다. 오른쪽으론 포대기에 어린 동생을 업은 누이가 머리에 무언가를 인 채 걸어가고 있다. 지금도 그렇듯이 50년대 후반 명동은 '패션의 거리'였다. '아리사'란 간판을 단 양복점 쇼윈도에 비친 민소매 원피스들이 한 소녀의 눈길을 끌고 있다. 60년대 청계천변 판자촌 마을을 배경으로 아홉 명의 사내아이들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고 있다. 특별한 장난감도 없는 시절이었지만, 오늘날보다 훨씬 더 재밌는 놀이에 빠진 듯 서로의 몸을 기댄 채 마냥 즐거워한다.

흑백사진 속 60여 년 전 우리의 모습이다. 이제 막 전쟁이 끝난 후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했던 시절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았던 1950~1960년대 일반 사람들의 시간은 다소 느리고, 평화롭게 다가온다.


명지대학교 한국사진사연구소와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된 사진전이 다음달 10일부터 10월 12일까지 5개월간 열린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부족한 동북부 지역에 지난 9월 개관한 북서울미술관에서다.

50·60년대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빈티지 사진전' 한영수, '명동거리', 1958년


50·60년대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빈티지 사진전' 홍순태, '청계천', 1966년


사진전 제목은 'VIP 1950-60: 빈티지 사진 展'으로, 당대 한국현대사진사(史)의 중요인물(VIP)들의 옛 사진작품들이 집중 조명된다. 작품들을 통해 당시 우리의 생활사 뿐 아니라 사진사의 한 흐름도 조망할 수 있다. 총 100여점이 출품되는 이 전시에는 현일영, 이해선, 이형록, 한영수, 홍순태, 주명덕 등 주요 작가 6명의 사진들이 소개된다. 일부는 고인이 되기도 했으며, 현존한 작가들은 70대 이상의 고령이다. 당대 작가들의 작품 활동과 그 배경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사진관련 월간지, 참여 작가의 리플릿 등을 함께 비치할 예정이다.


작가들 중 이형록(1917~2011년) 작가는 초기 한국 사단의 변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가로서 1956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연구회인 ‘신선회(新線會)’를 결성, 리얼리즘적 접근방식으로 삶의 현장성을 담은 작품을 남겼다. 또한 1960년 ‘살롱 아루스(Salon Ars)’를 창립해 사진에서 완성도 높은 조형성을 추구하기도 했다. 한영수 (1933~1999년)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한복판에서 전쟁 이후 서민층의 삶을 사실적으로 추적해 나갔으며, 홍순태(1934년~)는 공사현장과 판자촌이 공존하는 청계천변 등 서민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청계천' 시리즈로 기록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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