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연내 1000원을 하향 돌파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는 3월말 이후 주요 통화 중 최대폭으로 절상됐다. 수출 호조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글로벌 달러 약세 지속의 영향 때문이다.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 및 실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가파른 원화 절상으로 인해 올해 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4월 이후 전망치를 수정한 금융기관 중에는 연말 환율을 1020원선으로 추정한 곳이 많다. 드물게는 연말 예상 환율을 1000원 아래로 내려 잡는 기관들도 눈에 띈다.
원·달러 환율의 균형수준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표한 한국 2013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원화 가치가 2~8% 고평가됐다고 평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이 IMF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 기관에서는 원·달러 균형환율을 현재 환율보다 100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보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이익 마지노선이 돼 줄 환율 수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12월과 1월에 이뤄진 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중기 손익분기점 환율을 1057~1067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이 1020원 초반까지 내려 선 현 상황에서 환율의 연 저점은 어디쯤으로 봐야 할까? 이지형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JP모건의 실질실효환율지수를 토대로 추정한 균형실질환율은 연평균 1023~1035원 수준"이라며 "또한 경상수지 흑자 축소와 달러 강세 재개는 원화 절상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수출 개선이 시차를 두고 수입 증가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완화 정책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자산매입 종료로 하반기에는 달러 강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중 진행된 원화 절상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평균 및 연말 전망치를 각각 1045원(기존 1055원)과 1020원(기존 1030원)으로 수정한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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