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순차적 중단, 발빼는 거래소…중소형社 '비명'
자체 시스템 없는 10개사 추가비용 부담·대형사와 양극화 우려 반발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거래소가 오는 8월부터 야간 코스피200선물 중개서비스를 중단한다. 야간선물 거래를 위한 자체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하는 중소형증권사들의 반발에 거세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41개 증권 및 선물회사에 KRX시스템을 경유해 CME로 호가를 제출하는 간접접속방식을 회원사가 직접 CME 서울허브에 접속해 호가를 제출하는 직접접속 방식으로 변경해 줄 것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거래소는 오는 8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중단하기 시작해 연말에는 전면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직접 접속방식으로 바뀌게 되면 아직 자체개발 시스템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비용부담이 커진다. 현재 자체 시스템이 없는 10개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1개사는 이미 지난 6일 거래소 제공 단말(GTS, Global Home Trading System) 이용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A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경우 거래소 중개 서비스가 중단되면 비용부담이 커서 야간선물 서비스를 그만두거나 고객 수수료를 올려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나치게 대형사의 입장만을 고려한 결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야간 코스피200선물을 개장할 당시 CME를 거치도록 하지 않았다면 이런 복잡한 절차는 없어도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B증권사 관계자는 "애시당초 거래소가 야간 코스피200선물을 거래하도록 했다면 외국투자자들이 와서 국내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내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 수수료 수입에 기여했을 것인데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수탁업무가 거래소 본연의 업무가 아닐 뿐더러 현재 자체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은 10개 증권사의 전체 야간선물 거래비용은 4%에 불과하다"면서 "거래소를 거치지 않았을 경우 속도가 빨라지고 전산사고 우려를 방지할 수 있는 점 등을 여러차례 회원사들에게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당시 거래소가 코스피200야간 선물 시장을 만들기 위해 서는 어마어마한 초기투자 비용이 들었어야 해 불가피했던 점이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 유치와 세계화 측면에서 CME에 시장을 개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소형 증권사들은 고객 수수료로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유렉스에 증권사가 직접 주문을 내는 코스피200야간 옵션의 경우 주간과 야간의 수수료 차이가 크다"면서 "코스피200선물까지 옵션처럼 바뀌게 되면 똑같이 수수료가 올라갈 것이다. 결국 코스피200야간옵션은 유렉스, 코스피200야간선물은 CME에 배만 불려주고 있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9ㆍ11테러나 미국 FOMC 금리 변동처럼 고객들이 밤에 헤지를 해야 하는 급작스러운 경우가 발생했을 때가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이럴 때 바로 야간시장을 이용할 수 없는 증권사라면 거래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면서 "만약 비용부담을 이유로 중소형사가 이 시장에서 빠지게 되면 대형사와 중소형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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