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윤재 기자]정부와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움직임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환율의 움직임을 평시처럼 예의주시하면서 쏠림을 유발하는 투기적인 움직임에는 적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외환건전성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의 구두개입과 외화대출 확대, 급격한 변동을 막는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을 펼치고 있다.
기재부는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던 지난 10일 최희남 국제금융국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구두개입을 했다. 전달 10일에 이어 한 달만이다. 기재부는 메시지에서 "어떠한 방향으로든 단기간에 시장쏠림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입 및 역내외 시장 거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희남 국장은 이어 13일에는 수출입업체 외환담당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시장쏠림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같은날 추경호 1차관은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추 차관은 환율의 움직임을 24시간 지켜보고 있다면서 "투기세력 등이 가세하면 정상적 수급을 뛰어넘은 환율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기재부는 이달부터 시행중인 외국환평형기금 100억달러를 활용한 외화대출이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고 원화강세를 조금은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대응이 소극적인데다 한국은행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 경제가 내수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출 경기마저 침체되면 내수와 수출의 복합불황 국면에 빠질 수 있다. 내수와 수출, 환율과 금리 등의 정책과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원화강세 대해서는 재정과 통화당국 수장이 인식차를 보이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환율이 한쪽으로 쏠리는 상황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주열 한은총재는 "단기간에 한방향으로 진행되다보면 쏠림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한다"면서도 "과거에는 원화값 절상이 경기에 안 좋다고 이해했지만 지금은 수출이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내수 쪽으로는 실질구매력을 높여 부진한 내수를 도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가 환율방어에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인 데 반해 이 총재는 원론적 수준을 언급하는 데에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수석연구위원은 "통화정책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재정정책에서는 내수 경기 회복력 강화 및 원화 강세 약화를 도모할 수 있는 조기 집행률 제고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원ㆍ달러 환율 시장에서 투기자금 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어 시스템을 가동해 원화 강세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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