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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5월 15일의 주인공

시계아이콘01분 05초 소요

큰 스승은 누구인가. 지식을 더 많은 학생에게 가르쳐주는 사람일까? 그렇다면 동영상 강의를 온라인으로 내보내 누적 수강 건수 수십만건을 자랑하는 강사가 큰 스승일까?


그보다는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가르치고 따르도록 해 많은 사람들이 전보다 향상된 삶을 영위하도록 하거나, 이전과 다른 사회 구성ㆍ운영 방식을 제시해 사회를 물질적ㆍ정신적으로 더 살기 좋게 만드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면 그가 큰 스승일 것이다.

또 미지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지식을 가장 먼저 알아내, 때론 견고한 고정관념과 강경한 반대 및 탄압을 무릅쓰고 알림으로써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학자가 큰 스승이다. 이런 학자는 여느 선생들이 강단에서 전할 가치가 있는 내용을 그들에게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스승의 스승'이다. 예컨대 세속의 권력을 능가했던 교권(敎勸)이 지지한 천동설을 뒤엎고 '지구는 돈다'고 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같은 인물이다.


아울러 사람들이 지식과 지혜를 주고받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인물도 큰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손쉬운 전달 방식은 당대뿐 아니라 대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지식이 쉽고 빠르게 확산되도록 돕는다.

이 역할을 한 분이 세종이다. 세종은 백성들이 글을 깨쳐 제 뜻을 제대로 표현하게끔 할 수 없을까 고민한다. 그는 한자의 한계를 절감하고 직접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문자를 만든다. 한글 창제는 당시 지식인 대다수가 빠져 있던 '문자 중화주의'를 극복한 코페르니쿠스적 변혁이었다.


세종은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 문자를 창제한 참스승이었다. 인류 역사상 누군가 의도적으로 글자를 만들어내기는 그가 처음이었다. 그 문자가 인류가 만든 모든 문자 중에서 가장 익히고 쓰기 편리하다는 점에서 세종은 위대한 학자이자 훌륭한 스승이었다.


이처럼 큰 스승인 세종의 탄생일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은 지극히 합당하다. 하지만 이 글이 내용이 맞더라도 전개가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 방증하듯, '스승의 역할을 한 세종'은 자연스럽게 연상되지 않는다. '스승'이라는 말로부터 세종이라는 인물을 떠올리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5월15일이 아닌 다른 날을 따로 정해 표현할 것을 제안한다. 5월15일에는 '유일한 스승' 세종의 탄생을 오롯이 기리자.






백우진 국제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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