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포스코가 '야말 프로젝트' 일괄 수주를 목전에 둔 대우조선해양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후판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포스코가 직접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날 서울 사무소를 헬기를 타고 이용, 거제 옥포 조선소으로 이동해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면담하고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권 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야말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말 프로젝트는 러시아 최대 민간 가스기업인 노바텍과 프랑스 정유기업인 토탈, 중국 CNP사 등이 2000억 달러를 투자해 러시아 야말 반도에서 천연가스를 채취해 수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러시아 야말프로젝트 첫 발주인 쇄빙액화천연가스선 1척을 수주한 데 이어 나머지 15척의 일괄 수주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16척 건조계약이 모두 체결되면 전체 규모는 약 50억 달러(5조3000억원)에 이른다.
포스코는 야말 프로젝트를 따낸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쇄빙 액화천연가스 선박에 철강재를 일괄 공급하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3만5000㎥급 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데에는 총 2만1710t의 철강재가 사용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야말 프로젝트는 후판 시장에서 공급 과잉을 겪는 철강업계에게 놓쳐서는 안될 기회다. 수요 시장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수입산 공세와 현대제철 3고 완공으로 후판 시장은 포화된 지 오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3사의 후판 생산량은 1340만t으로 수요 (922만t)보다 300만t 가량 많다.
포스코는 권 회장이 취임 당시 제시한 '솔루션 마케팅'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쇄빙 액화 천연가스선에 맞는 고급용 강재를 맞춤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포스코는 향후 친환경ㆍ극지선박 등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에 필요한 철강재를 적극 개발 공급하고 현재 운영 중인 R&D 기술협의체를 내실화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포스코측은 권 회장의 이번 방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지난 4일 울산 현대중공업, 거제 삼성중공업을 방문할 당시 일정이 맞지 않아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방문은 권 회장의 취임 이후 인사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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