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원 이상 초고가 요금제 쓰는 LTE 사용자는 50만명
중·저가 요금제 사용자 위한 데이터 특화 요금제도 필요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는 5500만명. 이 중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3000만명이고, 그중에서 8만원 이상 초고가 요금제를 쓰는 사람들은 이통 3사를 합쳐 50만명 수준이다. 'LTE 가입자 중 초고가 요금제' 가입자 비중은 전체 가입자로 따지면 1%가 채 되지 않는다. LTE 가입자만 따져도 1.6% 정도다.
이통 3사가 내놓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함정은 여기에 있다. 보통 8만원 이상 요금제는 초고가 요금제로 분류하는데 LTE 가입자 중에서 이 요금제 가입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99%에는 '그림의 떡'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구성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8만원·8만5000원·10만원, LG유플러스는 8만원·8만5000원으로 내놓았다. KT는 이보다는 저렴하지만 1000원 싼 7만9000원부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시작된다. KT는 9만7000원, 12만9000원짜리 요금제도 내놓았다. 이통사들은 "이동통신 30년 역사에 획을 긋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치켜세웠지만 현실은 소수만을 위한 '1% 요금제'인 셈이다.
미래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LTE 가입자 중 8만원 이상 요금제를 쓰는 사람들이 전체 가입자의 1%뿐"이라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면서 초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외면당한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들도 데이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6만9000원(SK텔레콤·LG유플러스), 6만7000원(KT) 선에서 출발한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보다 월정액을 1만원 정도 저렴하게 내놓은 데다 그 효용성 덕분에 출시 1년이 지난 현재 1438만명(망내·망내외 포함)이 가입했다. 국민 4명 중 1명이 이 요금제를 이용하는 셈이다.
이동통신 업계도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특화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인 VoLTE 서비스가 빠르면 올해 3~4분기 중 본격적으로 대중화될 것"이라며 "음성까지 데이터 망으로 쓰게 되면 올해는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가 전환되는 과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LTE 보급률이 60%를 넘기 때문에 통신사의 올해 과제는 1인당 데이터 사용량 증가 및 요금제 수준 상승"이라면서 "통신사들은 지금 '평균 끌어올리기 작업'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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