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정병선의世·市人]손익의 道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정병선의世·市人]손익의 道 정병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AD

민주당과 새 정치연합이 지난 2일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휴일 오후를 급습한 이 선언은 전격적이었으며 내용은 파격적이었다. 기대와 실망, 경악과 허탈, 배반과 분노를 담은 말의 세례가 황사처럼 어지러웠다. 졸지에 구태정치 집단으로 몰린 새누리당은 '야합(野合)'이라며 발끈했다. 야권끼리 합했으니 야합이 맞기는 하지만 대명천지에 드러내놓고 하는 야합은 없다. 야합은 주로 그믐밤에 보리밭에서 한다.


인간세(人間世)에서는 불가해(不可解)한 '126:2=5:5'라는 해괴한 등식을 풀기 위해 호랑이, 사슴, 토끼, 늑대, 여우 등 온갖 짐승이 역할을 바꿔가며 이 '통합의 메타논리극'에 출연했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다. 금수(禽獸)는 짝짓거나 흘레붙을 때 이해득실을 따지거나 헤아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때와 본능'이라는 섭리에 충실할 뿐이다.

태생과 이념, 기반과 목적이 서로 다른 두 정치세력이 합쳤으므로 '잡종강세'를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우성학적 변이'는 모든 잡종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부모의 혈연이 너무 먼 경우 생존력이 약한 '잡종약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선거를 앞두고 불리한 세를 일거에 만회할 요량으로 급조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 통합에 산술적 이해(利害)를 둘러 싼 계산은 치열한 데 심원한 '손익의 도'는 찾을 길 없다.


1997년 환란을 당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해야 할 절박한 시기에 304억달러에 달하는 외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이 소유하던 금을 나라에 기부했다. 모두 350만명이 참여했으며 약 227곘의 금이 모였다. 오직 나라를 위해 자신과 집을 잊었으니 손익의 도를 제대로 실천한 셈이다.

기초연금법 제정과 시행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기초 연금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준비 안 된 노후를 보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보태는 것인데 마치 제주머니를 털어 자선을 베푸는 것인 양 정치적 이해를 챙기고 생색내기에 바쁘다. 손익의 도를 알지 못하는 처사이다. 그러나 백성은 거지 동냥 주듯 하는 진정성 없는 물질적 시혜를 익(益)으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간난(艱難)의 세월에 던져져 신산(辛酸)한 삶을 이어가면서 체득하는 세상의 이치를 익으로 삼는다.


투자의 세계에서 손절(損絶)은 고수의 영역이다. 주가 상승기에는 분별없는 욕심이, 침체기에는 공포로 인한 좌절과 체념이 이성(理性)의 눈을 가리는 비정한 금융시장에서 때를 알아 스스로를 비우는 용기와 지혜는 비록 알고 있더라도 실천하기는 어렵다. 가득차면 손을 부르고 시세 앞에 겸허하면 익을 얻음(滿招損 謙受益)은 시장의 철리이다.


주역에 이르기를 '아래를 덜어 위를 더함이 손(損)이니 그 도가 위로 행함이요. 더는 데 믿음을 두면 크게 길하여 허물이 없으며 바르게 하면 갈 데가 있어 유리하다' 했고 공자는 상전(象傳)에서 이를 '군자는 손의 때를 당하여 성냄을 경계하고 욕심을 막는다(懲忿窒慾)'고 풀었다. 또 이르기를, '위를 덜어 아래에 보탬이 익이니 백성의 기뻐함이 무강(无疆)하다. 위로부터 아래로 내리니 그 도가 크게 빛난다. 무릇 익은 움직이되 겸손하여(動而遜) 날로 나아감이 끝이 없으며(日進无彊) 하늘이 베풀고 땅이 낳아서(天施地生) 그 더함이 방소가 없다(其益无方)'했고, 군자는 이때를 당해 '착한 것을 보면 바로 실천하고(見善則遷), 허물이 있으면 곧 고쳐서(有過則改) 그 보탬으로 삼는다'했다. 노자도 도덕경에서 '배움을 행함은 날로 보탬이고 도를 행함은 날로 덜어냄(爲學日益 爲道日損)'이라 했으니 그 이치가 다르지 않다.


무릇 덜고 보태고 차고 빔(損益盈虛)의 도가 이러하니 사람들아, 수신(修身)은 거르고 제가(齊家)는 건너뛴 채 치국(治國)하겠다고 껄떡거리는 사람들아, 마음을 크게 열고 때에 맞춰 더불어 행함(與時偕行)이 어떠한가.


'손익'은 시장의 엄밀한 법칙이자 어길 수 없는 세상의 섭리이며, 마땅히 가야 할 사람의 길일 것이니.


정병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