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신 한류 열풍을 몰고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제작비와 4세대 전투기 F-16, 해군 최정예 잠수함인 김좌진함까지.
26일 한국은행의 국민계정체계(SNA) 개편에 따라 종전에는 국내총생산(GDP) 집계에 빠져있던 이런 항목들이 새로 편입된다. SNA는 한 나라의 경제 수준과 경제주체 간 거래 활동을 기록하는 국제 기준으로 유엔 산하 국민계정사무국이 정한다. 국민소득·산업연관표·자금순환표·국제수지표·국민대차대조표 등 5대 국민계정이 SNA에 따라 작성된다.
한은은 그동안 1993년 기준인 SNA를 2008년 기준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2008 SNA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5개 국제기구가 합의한 기준으로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이 적용을 마쳤고, 유럽도 올해 안에 개편 작업을 끝낸다. 아시아에서 2008년 기준을 도입하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음악과 드라마, 영화와 문학 등 예술품 원본의 제작비와 기업·정부의 연구개발(R&D)비도 무형고정투자(지적재산권)에 편입된다. 영화를 만들 때는 그 해 발권 매출 외에도 제작비 또는 판권이 별개의 고정투자로 잡혀 GDP 규모가 불어난다. 자산 개념이 없었던 군함이나 잠수기, 전투기 등 파괴목적용 군사장비도 고정자산으로 계산한다.
이렇게 종전 GDP 계산에선 빠져있던 항목들을 추가하면, 2010년의 경우 명목 GDP 규모가 종전 1173조3000억원에서 1265조3000억원으로 7.8%나 증가한다. 같은 해 1인당 국민소득(GNI) 역시 2만562달러에서 2만2170달러로 7.8% 늘어나게 된다. 2001년 이후 연도별 실질 GDP 상승률도 매년 0.3%포인트 남짓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지만, 수치상 성장률이 높아져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어서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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