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우리국민의 60% 이상은 일본이 북한보다 한국의 현재와 미래에 더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설문조사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국이 현재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물은 결과, 한국인이 위협으로 여기고 있는 국가는 일본-북한-중국-미국의 순으로 나타났다.과반 이상의 한국 사람이 일본(65.8%), 북한(60.8%), 중국(56.0%)이 우리나라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답했고, 유일하게 미국만 과반이 되지 않는 30.9%가 위협이라고 응답했다.
아산연구원은 "최근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관계를 고려하더라도, 무력도발을 지속해 온 북한보다 일본을 위협으로 본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주변국의 위협을 평가하게 한 결과는 일본-중국-북한-미국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를 보여주듯이, 향후 일본이 우리나라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6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북아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으로 60.6%의 국민이 위협이 될 것으로 봤고, 북한이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8.6%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우호적이었는데, 대체로 한미관계를 협력관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한미동맹이 앞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89.6%로 매우 높았던 것에 비하면, 한국인 약 10명 중 3~4명이 미국이 현재 위협이 되고 있고 앞으로 위협이 될 것으로 여긴 점은 유의할 만 하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향후 위협이 될 주변국에 대한 의견은 지난해 12월말과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말 일본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직전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느끼는 위협은 북한(67.7%)-일본(58.4%)-중국(56.5%)-미국(33.2%)의 순으로 높았다. 당시 한국인이 주변국 중에서 앞으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본 비율은 북한이 가장 높았고, 일본과 중국의 차이는 오차범위 내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달 사이 북한을 위협으로 보는 시각이 약 9%가량 줄고, 나머지 국가에 대한 위협 인식은 다소 늘었다. 이는 북한이 올해 2월 이산가족상봉에 합의하면서 한국인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세대별로는 주변국 위협 평가는 현재와 미래 모두에서 20대의 움직임이 나머지 세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는 현재 일본을 가장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었고, 미국을 위협으로 보는 비율이 가장 낮았다.
20대가 일본을 위협으로 보는 비율은 60.4%로, 56.3%만이 일본을 위협이라고 본 60세 이상을 제외한 다른 세대보다 뚜렷하게 낮았다.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일본을 위협으로 보는 비율이 30대 71.8%, 40대 68.2%, 50대 71.6%로 나타났다.
향후 일본이 위협이 돌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20대가 52.7%로 60세 이상(49.2%)을 제외하면 가장 낮았고, 북한이 위협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68.0%로 가장 높았다.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는 현재 위협 인식과 마찬가지로 향후 일본이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봤고, 미국을 위협으로 전망한 비율은 가장 낮았다.
진보 성향 응답자가 가장 위협이 되는 것으로 평가한 국가는 일본(71.5%)과 중국(68.4%)이었고, 북한(61.5%),미국(42.8%)이 그 다음이었다. 반면, 보수 성향 응답자는 북한(67.7%)과 일본(67.3%)이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중국(57.9%)-미국(25.4%)의 순이었다.
중도에서는 일본(67.1%)을 위협으로 보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미국(33.4%)이 가장 낮았으며, 북한(59.5%)과 중국(55.5%)의 차이는 오차범위 내였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우호적 평가는 이념성향과 관계없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주변국의 위협을 전망하게 한 문항에서는 진보 성향응답자는 중국(71.0%), 일본(65.3%)이 앞으로 위협이 될 것으로 봤고, 북한(55.3%)과 미국(54.0%)의 순이었다. 진보 성향 응답자의 경우, 향후 위협을 전망하게 했을 때 북한과 미국의 위협이 비슷할 것으로 봤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반면, 보수 성향 응답자 사이에서는 미국(34.8%)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뚜렷했고, 일본(69.0%), 북한(68.3%), 중국(66.6%)이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중도 역시 미국이 향후 위협이 될 것으로 본 시각은 38.9%였으나, 일본(69.0%), 중국(66.6%), 북한(59.1%)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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