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실적을 냈던 일본 기업들의 호시절은 끝나간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가 엔저에 따른 환차익 때문이라며 올해의 경우 이런 '실적 거품'이 없을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스는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제조업계의 경우 지난해 순익 중 80% 이상은 엔저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순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도요타자동차는 실적의 61%가 환차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니 등 일본 전자업계가 최근 발표한 2013회계연도 3분기(10~12월) 순익은 903억엔(약 9327억원)으로 전 분기의 두 배에 달했다. 순익 증가분 절반 이상은 엔저 효과에 의한 것이다.
영국 투자은행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구센터 공동 대표는 "일본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나 상품 경쟁력에서 크게 나아진 게 없다"면서 "엔저에 따른 가격우위 효과가 감소하면 그만큼 순익도 줄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업 등의 분야를 제외하면 엔화 약세의 수혜를 받지 않는 다른 일본 기업들도 순익이 확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일본 기업들의 순익 증가 중 20%는 은행업에서 나온다. 일본 은행들은 그동안 지속적인 비용감소와 부동산투자 확대 등을 통해 실적향상을 이뤄왔다. 또한 제조업 기업들에게도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는 체질개선 등과 같은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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