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대학 신입생과 재학생 등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는 자연재해에 인재가 겹친 참사다. 폭설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지만 시설물이 건축기준에 맞게 지어졌는지, 안전관리에 문제는 없는지를 철저히 따져야 할 것이다. 면적 990㎡의 샌드위치 패널 철골구조물이 지붕 위에 50㎝ 가량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주저앉았다. 예견할 수 있었던 사고인 셈이다. 시설물 중앙에 기둥이 없었다는 점, 주출입구 외에 다른 출입구는 잠겨 있어 대피가 어려웠던 점도 따져봐야 한다.
해발 500m 사고 현장으로 통하는 왕복 2차선 도로의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구조작업이 늦어진 것도 문제다. 다중이 이용하는 휴양시설로 당시 수백명의 학생이 현장에 있었는데 만약의 안전사고에 대비한 장치가 미흡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시설물 안전점검도 부실했다고 한다.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리조트를 운영하는 코오롱그룹은 사고 수습과 피해자 보상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폭설과 한파, 폭우와 가뭄 등 기상이변이 일상화하는 추세다. 국내외 여러 곳에서 폭설과 한파에 따른 피해가 막대하다. 국내에선 영동지방에 내린 폭설로 인명 피해는 물론 비닐하우스ㆍ축산시설 등 시설물 피해가 17일 현재 113억원에 이른다. 외지인의 겨울 관광이 끊기고 어민의 조업이 중단되는 등 지역경기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해외에선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가 폭설과 한파로 얼어붙었다. 교통이 마비되고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산업생산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른바 '프로즈노믹스(frozenomicsㆍ얼어붙은 경제)' 피해가 국내총생산(GDP)의 0.3%인 500억달러에 이르고,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3.2%에서 올 1분기에 2.2%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도 간토와 도호쿠 지역에 내린 폭설로 큰 피해를 입었다.
각종 시설물 건축과 안전관리 규정을 기후변화 추세에 맞춰 보다 정교하게 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기상이변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대책은 미리 세워야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해빙기 사고를 대비한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 점검은 필수다. 당장은 영동지방 폭설에 따른 재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