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모바일 메신저 라이벌인 라인과 카카오가 내년 동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증시에서 펼쳐질 이들의 2차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과 카카오가 2015년을 목표로 상장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은 일본 증시에 카카오는 국내 증시에 상장을 계획중이다. 통상 동종업종 내 기업들이 나중에 상장할 경우 1위 프리미엄을 놓칠 수 있다. 상장 시장이 다르지만, 동시에 상장을 진행하면서 공모자금은 물론 최초라는 프리미엄을 나눠 갖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내년 5월 상장을 목표로 구체적인 준비에 나섰다. 상장 시장은 국내다. 카카오는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해외 진출 및 신규 사업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내수시장에 한정되면서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카카오가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 시장의 경우 텐센트 네이버 등과 경쟁하며 실기하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IPO를 통해 대규모 공모액을 모아 이들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주식은 장외 거래시장에서 현재 9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으로 상장할 경우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약 2조원 수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최대 5조원이 형성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라인은 일본 상장이 유력하지만, 북미시장 개척을 위해 나스닥 상장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인은 글로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시장을 선점하지 않은 이상 마케팅 공세에도 나서야 하는데 자금 경쟁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에 밀린다. 경쟁자로 꼽히는 위챗 운영사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125조원 규모로 네이버(23조)에 앞선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텐센트는 올해 마케팅 비로 3000~4000억원을 쓰겠다고 발표했다"며 "지난해 1000억원을 쓴 라인이 텐센트처럼 하려면 모든 수익을 쏟아부어야 할 정도"라며 자금사정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 라인 게임 매출은 출시 반년 사이 350%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가입자 수도 올해 5억명 돌파, 2015년 7억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성장세도 기대된다. 라인은 스티커 판매, 아이템 결제, 기업 마케팅 플랫폼, 캐릭터 라이선스 등의 수익모델도 가동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라인이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이 자금력이라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기업공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누가 최초 타이틀을 선점해 1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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