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통상임금 소송을 교섭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방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전국 근로개선지도과장 회의'를 열고 "지금은 통상임금에 관해 새로운 룰이 적용되는 전환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방 장관은 "통상임금 문제의 핵심은 임금체계 개편이고 미래지향적 직무·성과 중심 체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소송이나 다툼 또는 판결 취지를 몰각하는 편법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과 공기업 노조를 언급하며 "소송을 교섭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양극화를 크게 한다는 점에서도 사회적 책임에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없거나 노조가 약한 기업에서 일방적으로 통상임금을 줄이는 행위도 바람직하지 않음으로 강조했다. 방 장관은 "기업에서 통상임금을 줄이려고 일방적으로 법이 정한 절차 없이 지급요건만 단순히 바꾸는 등 노사 신뢰를 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쟁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고용부가 이날 발표한 '통상임금 지도지침'에는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지급요건을 변경해 기존의 통상임금보다 낮게 줄이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상여금 혹은 각종 수당의 지급요건에 '특정시점 재직요건'을 추가하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1항에 따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절차를 거쳐야 한다.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도록 돼있다.
방 장관은 "판결 해석상 일부 제기되는 쟁점에 대해서는 통상임금 지도지침을 토대로 법리적인 논쟁보다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도록 지원하겠다"며 "전원합의체 판결을 토대로 노사정 논의를 거쳐 입법적 해결을 신속히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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