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미국 대형은행들의 순익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경기회복과 비용 절감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P모건·뱅크오브아메리카(BoA)·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시티그룹·웰스파고 등 6대 은행들의 지난해 순익은 760억달러(약 80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인 2006년보다 60억달러 적은 규모다.
특히 웰스파고는 161년 은행 역사상 가장 많은 순익을 올렸다. BoA의 경우 순익 증가율이 다른 은행들보다 높았다.
이런 실적 향상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미 주요 은행들의 주가 상승 추이를 나타내는 KBW은행지수는 지난해 35% 올라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KBW 상승률은 277.6%에 달했다.
은행들이 6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인원 감축 등 비용절감 노력이 꼽힌다.
일례로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급여는 전년보다 3% 감소했다. BoA는 지난해 2만5000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원자재 사업 부문을 정리 중이다.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대형 은행들뿐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의 6900개 중소 상업은행들의 순익 역시 사상 최고치였던 2006년 1452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은행들의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산업의 미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란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환율·금리 조작 등 각종 사건 등으로 인해 대형 은행들의 법률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듯하다. 또한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 금리 상승에 따른 모기지 시장 위축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최근 발표된 대형 은행들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저스틴 풀러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은 대출 등 주요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며 " 올 한 해 은행들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