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규모 용산 역세권 개발 소송전 21일 시작
단군 이래 최대규모,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태평양·율촌 참여
자체 감축계획 '발등에 불' 떨어진 코레일 "1년 반안에 끝낸다"
드림허브 "수조원대 소송,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총사업비 31조원의 단군 이래 최대 규모 프로젝트로 알려진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건국 이후 최대 소송전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용산 역세권 부지반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도 관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코레일은 부채 감축을 위해 용산 부지 반환이 필수적이다. 드림허브 역시 초기 출자자금과 토지대금을 되돌려 받아야 하기 때문에 명운을 건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소송전은 국내 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과 태평양ㆍ율촌 간의 자존심마저 걸려 있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15일 코레일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오는 21일 드림허브를 상대로 총 5조원 규모의 사업부지 반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드림허브는 2007년부터 롯데관광개발, 삼성물산 등으로 구성된 30개 출자사들이 만든 회사다.
장진복 코레일 실장은 "당초 이번 주 소송을 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절차적인 부분이 지연돼 다음 주로 넘어가게 됐다"며 "오는 21일쯤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이번 소송을 통해 공동시행사인 드림허브에 출자한 토지대금 2조4000억원과 이전된 땅을 돌려받고 철도정비창 부지 21만7583㎡(전체 부지의 61%) 규모를 돌려받을 계획이다. 민간출자사들은 코레일이 아직 땅값과 각종 금융 이자, 토양오염 정화공사비 등 1조2200억원을 반납하지 않아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있다.
장 실장은 "법무법인 율촌과 태평양을 통해 1심, 2심이 늦어도 1년 반 안에는 끝날 것이라는 확인을 받았다"며 "상대방이 상고를 하더라도 2심까지 끝나면 사실심이 끝나기 때문에 자산 재평가를 통해 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로서는 이번 부지반환 소송을 무조건 승소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한 상태다. 최연혜 사장이 최근 발표한 부채 감축계획에도 부지를 자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대상지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소유권을 2015년까지 돌려받아 3조7000억원으로 재평가해 자산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용산개발을 진행해왔던 드림허브의 주장은 다르다. 당장 1년 반 안에 수조원대의 소송이 끝나는 것은 상식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출자사 관계자는 "미반환 토지대금만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규모의 소송은 대법원 판결 시까지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며 "소송 기간 해당 부지는 드림허브 소유임에도 임의로 코레일 자산으로 재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2006년 3월 초 철도파업 관련 노조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코레일은 20011년 3월 대법원에서 70억원 판결 확정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2009년 파업도 아직 1심 재판도 열리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5조원대 규모의 소송인 만큼 1년 반은 더 걸릴 것이라는 것으로 법조계도 보고 있다. 2005년 2월 삼성채권단이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5조원대 소송도 1심 2008년1월까지 2년 이상 걸렸고 양쪽 모두 항소한 2심은 2011년 1월까지 3년이 소요됐다. 상고도 대법원에서 2년째 진행 중으로 9년째 오리무중이다.
드림허브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앤장은 "만약 드림허브에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정산과정을 통해 드림허브는 상당히 많은 금액을 회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소송을 하지 않고 그냥 포기할 경우 배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김앤장에 따르면 민간출자사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최소 1조4898억원 이상 회수할 가능성이 높고, 사업무산의 귀책사유가 민간출자사에 있다고 결론이 나와도 5738억원 이상은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용산 개발은 2006년 정부가 발표한 '철도경영정상화 종합대책'에 철도정비창 재개발계획을 포함하면서 시작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4월 청산됐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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