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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은 '뒷짐', 정부-서울시는 '소송戰'‥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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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주한미군기지 인근 토양 오염, 10년째 서울시만 '정화 작업'...'똥' 싸놓고 치우지 않는 주한미군 측 태도 '공분'..."SOFA 개정" 목소리 높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주한미군은 '뒷짐', 정부-서울시는 '소송戰'‥무슨 일? 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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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이웃에서 놀러 온 아이가 집안에 똥을 싸놓았다. 상식적으론 똥 치우는 비용을 이웃집 부모에게 청구해야 하지만 아빠가 과거 아이 부모와 한 약속이 있어 받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똥 치우는 사람은 엄마라는 것이다. 결국 엄마는 아빠에게 돈을 내라고 소송을 제기해 받아 냈다. 그것도 여섯 차례나. 엄마는 또 아빠에게 직접 치우든가 이웃집 부모와의 약속을 바꿔 그들이 치우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빠는 '바쁘다'는 핑계로 매번 재판에서 져 돈을 물어내면서도 외면하고 있다. 이웃집 부모는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고 있다.


매우 비상식적인 위의 상황은 최근 서울시(엄마)와 정부(아빠), 주한미군(이웃집 아이) 사이에서 용산미군기지 주변 토양 오염(똥)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염시켜놓고 치우려 들지 않는 주한미군이나 미국도 몰염치하지만, 주한미군지위협정(SOFA)를 핑계로 서울시에만 일을 떠넘기고 뒷짐만 지고 있는 정부도 무책임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불평등한 SOFA로 인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은 2001년과 2006년 용산 주한미군기지 인근 녹사평역 일대(사우스포스트)와 캠프킴에서 각각 유류에 의한 토양 오염이 발견된 것에서 시작됐다. 사우스포스트의 경우 2001년 당시 한창 공사 중이던 6호선 녹사평역 맨홀에서 분출된 지하수에서 기름이 발견되면서 이슈가 됐다. 주한미군과 서울시, 정부 등이 2001년 1월부터 2003년 5월까지 합동으로 오염 원인을 조사한 결과 용산 미군 기지에서 유출된 기름에 의해 토양이 오염된 것이 확인됐다. 이후 한미 당국은 기지 내부는 미군이, 기지 주변은 서울시가 맡아서 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군은 2003년 12월 기지 내부의 정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한다. 하지만 그후에도 기지 주변에서는 계속 토양 오염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캠프킴 주변의 경우 2006년 7월 처음으로 기지 앞 한전 전력구에서 기름 유출이 발견돼 문제가 됐다. 그러나 미군 측은 토양 오염 조사 결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만큼 조치가 불필요하다며 방치하고 있고, 서울시만 2009년 2월부터 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두 곳에 현재까지도 토양 오염 정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에 들어간 비용은 40여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 비용을 6차례에 걸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받아 냈다. SOFA상 미군의 행위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국가 배상법에 따라 한국 정부에 배상을 청구해 받도록 돼 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는 특히 지난 8일 용산 미군기지 주변 토양 오염 정화 처리 비용을 국가가 대신 지급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해 2012년 한 해 동안 쓴 2억8800만원의 정화 비용을 받아낼 수 있게 됐다.


정작 오염의 당사자인 주한미군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는 10년 넘게 기지 외부에서 혈세를 들여 정화 작업만 하고 있는 셈이다. 또 정부와 서울시는 소송 비용을 낭비해가면서 정화 비용 부담을 둘러싼 재판을 치루고 있다.


이 같은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국 불평등한 SOFA 규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군기지에 환경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지 내부의 정화작업 책임은 주한미군이 가지고 있는데, 미군 측이 정화를 약속했다고 하더라도 그 약속이 이행됐는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 오염 발생 시 위험도ㆍ급박함 등에 대한 판단 자체를 주한미군이 하도록 돼 있고, 오염 현황을 조사할 수도, 자료를 요구할 수도 없는 등 우리 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녹색연합은 9일 성명을 내 "용산 미군기지의 내부가 어느 정도 오염됐는지 알지 못한 채, 지자체는 기지 외부에서 10년 넘게 정화작업을 하고 한국 정부는 그 정화 비용을 해마다 물어주고 있는 상황은 과연 우리에게 환경 주권이 있는지 묻게 한다"며 "정부는 서울시의 오염정화작업 데이터를 근거로, 주한민군 기지 내부의 오염원과 정화 작업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기지 내부에 대한 공동조사를 주한미군에 요구해야 하며 오염 치유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용산미군기지 내부 오염문제에 대해 "들어가서 조사하겠다는 요청이 거부될 경우 1인 시위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특히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미군기지가 면책특권이 있고 SOFA에 의해 규제된다고 하더라도 서울의 땅과 지하수가 이렇게 오염되고 있는데 출입도 못하고 조사도 못하고, 따라서 본질적인 대책도 세울 수 없다니"라고 분통을 터뜨린 적도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우선 실태 조사를 통해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이며, 환경부와 주한미군 쪽에 실태 조사를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오염이 확인됐을 경우 복원 작업을 해야 하고, 소파의 불평등한 내용에 대해 국내법에 준하도록 하는 수준의 개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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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교통 접근성 세계 16위 도시 서울의 다른 얼굴은 교통이라는 편의에 닿는 격차 역시 큰 도시라는 점이다. 교통망의 비약적 확충은 지역 균형이라는 목표를 추구했지만 한쪽에선 과밀화, 다른 한쪽에선 사각지대를 낳았다. 75년 대중교통의 역사를 가로질러 이제는 인공지능(AI)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교통 빈곤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교통 격차는 삶의 질 불균형을 낳는다. 아시아경제가 그 실상을

  • 25.07.1408:00
    한계 찍은 교통행정, 수요 맞춤형으로 새 판 짜야⑧
    한계 찍은 교통행정, 수요 맞춤형으로 새 판 짜야⑧

    경전철과 마을버스 등 중소 규모 교통망의 위기는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면서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교통 서비스의 불균형으로 이동권 보장이 더 어려워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교통약자 보호를 위해 새 정부가 세밀한 교통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대중교통 이용률은 41%다. 폴란드(39%), 오스트리아(34%), 일본(30%)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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