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비슷한 수준…금리 상승으로 부담은 커질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주요 7개국(G7)과 브릭스 4개국(남아공 제외)의 국채 규모가 7조4300억달러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채 이자 7120억달러를 포함할 경우 G7과 브릭스 4개국이 감당해야 할 총 비용은 8조1000억달러에 이른다.
11개국의 만기 도래 국채 규모는 2012년 7조6000억달러를 기록한 후 지난해 소폭 줄었고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국채 발행 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9년 7.8%까지 올랐던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현재 4.1%까지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전 10년간 평균 재정적자 비율에 비해서는 두 배 가량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집계하는 글로벌 국채지수는 지난해 5월 역사상 저점인 1.29%까지 하락했지만 연말에는 1.84%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고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오른 것이다. 만기 도래하는 국채를 차환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하고 그만큼 각국 정부의 국채 발행 비용 부담은 커진 것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미 국채 규모는 3조1150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6%(1870억달러) 가량 늘었다. 다음으로 일본(2억3830억달러) 이탈리아(4680억달러) 프랑스(4100억달러) 독일(2680억달러) 순이다. 인도(850억달러)와 러시아(100억달러)의 만기 도래 국채 규모가 가정 적다.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중국, 인도의 만기 국채 규모가 증가한 반면 러시아, 일본, 독일의 만기 국채는 줄었다.
프랑스는 만기 도래 국채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5% 늘었고 중국은 12% 증가했다. 반면 일본과 독일의 각각 9%, 5.3%가 줄었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의 루카 젤리넥 투자전략가는 "만기가 도래하는 선진국 국채 규모가 여전히 많은 수준"이라며 "수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상승 흐름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가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으로 정부 자금 조달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반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HSBC 홀딩스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 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취약하고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물가가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올해 미 국채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메이저는 올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되레 2.1%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3%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말 미 국채 10년물 금리 예상치는 3.38%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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