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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없는 학생인권조례 개정안…학교 현장·전문가 의견 수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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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만든 학생인권조례가 현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아래에서 수정돼 지난달 30일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그러나 개정안을 내놓기 전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개정안을 완성해 시의회에 제출하는 1월 말 전까지 학교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달라진 점은 학생 동의 없이 복장·두발을 규제하거나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없게 돼 있던 조항이 ‘학칙에 따라’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또한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서 ‘임신·출산’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삭제되고 더 넓은 개념인 ‘개인성향’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개정안을 내놓기 전 “지난 2~8월 6회에 걸쳐 진행된 ‘교사 생활지도권 강화방안 추진 협의회’와 세 차례의 자문위원회의 자문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했다”고 밝혔다. 학생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년간 문 교육감이 학교 방문할 때마다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고 교사 연수, 학생참여단 워크숍 등을 통해 현장의 반응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배경내 학생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은 “개정안이 입법예고되기 전에 인권에 미칠 영향을 고려, 서울시교육청 측에 개정안 전문을 세부적으로 미리 살펴봤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끝까지 공개해주지 않았다”며 “결국 30일 오전에야 초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서 교육감이 학생인권위원회의 동의 없이 학생인권옹호관을 임명·해촉할 수 있게 한 것에 대해서도 배 부위원장은 날을 세웠다. 그는 “학생인권옹호관 지위를 교육감 하위에 두고 다른 일반 공무원들처럼 교육감의 지휘·감독을 받는 위치로 격하시킨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생인권옹호관은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학생인권 침해가 접수되면 독립적인 조사활동을 거쳐 재발방지를 위해 고쳐야할 부분 교육감에게 권고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며 “학생인권위원회 동의 없이 옹호관이 임명되면 자격을 갖추고 독립성이 있는 옹호관이 임명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그는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의견을 수렴했다는 학생참여단의 주장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설명과는 달랐다. 학생인권 증진 및 인권친화적 교육 문화 조성을 위한 의견 수렴의 목적으로 설치된 학생참여단 소속 학생 김모(19)양은 “학생참여단 2기는 지난해 5월 말 발족해 9월 중순부터 정기총회를 열며 활동을 해왔는데 그간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30일 학생참여단과 학생참여위원회의 주관으로 ‘학생대표와 교육감의 만남’이라는 행사가 있었다. 그때에도 조례 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고, 문 교육감과의 대화 주제 중 ‘인권’이 있었지만 인권조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수렴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시의회에 개정안을 제출하기 전까지 충분히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정안을 내놓기 전까지도 의견 수렴에 소홀했던 서울시교육청이 개정안 제출 예정 시기인 1월 말까지 이를 제대로 추진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에 대해 공문 시행, 유관단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1000만명 학생들의 의견을 수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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