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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가 표절이라면, '설희'도 표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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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가 표절이라면, '설희'도 표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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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인기 탓일까.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최영훈, 이하 별그대)를 두고 말이 많은 요즘이다. 김수현 전지현이라는 소위 '대세'들의 출연에 방송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는 그러나 뜻하지 않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만화 '설희'의 강경옥 작가가 제기한 의혹이었다. 하지만 '별그대' 측도 만만치 않은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정말 '별그대'는 표절을 한 것일까.

강경옥 작가는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8개의 클리셰들이 한 곳에 모여 는 것이 우연인가"라며 박지은 작가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앞서 박지은 작가가 밝힌 "모든 것을 걸고 표절이 아니다"라는 반박에 대한 재반박이었다. 강 작가가 밝힌 8개의 클리셰는 '같은 역사적 사건 인용(광해군 일기), 불로, 외계인, 피(타액)로 인한 변화, 환생, 같은 얼굴의 전생의 인연 찾기, 전생의 인연이 연예인, 톱스타'다.


먼저 두 작품의 내용을 비교해보자. '별그대'는 광해 1년(1609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비행 물체 출몰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이 한류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와 로맨스를 펼친다는 내용을 그린다. '설희' 역시 조선왕조실록 내용을 모티프로 400년 동안 늙지 않는 젊은 여인이 20년에 한 번 신분 세탁을 하며 환생했을지 모르는 인연을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광해군 일지에 기록된 사건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죽지 않고 400년이란 세월을 살고 있다는 점 역시 같다. 여기에 톱스타가 등장한다는 점 역시 유사하다. 하지만 '별그대' 속 톱스타와 '설희' 속 톱스타는 그 역할과 설정이 다르다. 더 자세한 내용과 구성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다른 부분들이 더 눈에 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플롯 등 많은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실 그간 많은 작품들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표절 논란에 휩싸인 작품 대부분은 인기 드라마였다. '선덕여왕'이 그랬고, '신의'가 그랬다. '선덕여왕'은 뮤지컬을 표절한 것으로, '신의'는 일본 만화를 베낀 것으로 의혹을 사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명확하게 표절 시비를 가리지는 못했다. 표절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탓이었다. 재판부에 따라 판결이 다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별그대'를 둘러싼 표절 논란이 지속되면서 누리꾼들의 설전도 이어지고 있다. '설희'를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소설 '유성의 연인'과 영화 '맨 프롬 어스'까지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오랜 시간 죽지 않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외에는 좀처럼 유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별그대'의 팬들은 '설희'가 오히려 중국 영화 '진용'을 베낀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1989년에 개봉한 '진용'은 불로장생약을 먹은 주인공이 환생할 연인을 기다린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설희'와 '진용'의 유사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이 역시 의혹일 뿐, 표절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명확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지는 못한다.


모티프, 등장인물, 이야기 전개, 작품 분위기 등이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분명한 건, 표절이라면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대중의 눈에도 분명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그만큼 확실한 표절이 아닌 이상, 비슷한 소재를 차용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언제든 표절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이다. 분명 표절은 근절돼야 한다. 하지만 서로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진흙탕 싸움을 벌일 이유가 있을까. 표절을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는 현 상황에서 말이다.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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