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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남편 유지 이으며 '현대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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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장고 끝 결단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오너들이다. 이들은 각각 남편인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사력을 다한 경영 활동을 펼쳤지만 해운업 불황의 파고는 이들을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이 과정에서 시아주버니 등과의 갈등도 불거졌다. 사면초가에 놓인 대한민국 대표 여성 오너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 회장은 남편의 유지를 받드는 마이 웨이를, 최 회장은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회장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같으면서도 다른 두 여성 오너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주목된다.

◆현정은 회장의 현대WAY 골자는 '남편 유지'= 현 회장의 현대그룹이 지난 22일 발표한 자구안에는 남편인 정몽헌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현대그룹은 금융 3사 및 현대상선의 자산을 대거 매각하는 등 그룹 다운사이징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발표했다. 최소 3조3400억원의 자금 조달을 통해 1조3000억원가량의 부채를 탕감하고 2조원의 유동성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매각을 통해 7000억~1조원 이상을 마련한다. 현대상선의 항만터미널, 벌크선 일부, 부산 컨테이너 야적장, 인천 항동 부지, 해외(미국ㆍ중국ㆍ싱가포르) 부동산 등도 팔아 1조9800억원을 공수한다. 이 외에도 현대상선 외자유치,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 반얀트리 호텔 매각 등도 추진해 6600억원을 들여온다.


다만 뼈를 깎는 그룹 구조 개편에도 적자 지속 중인 현대아산은 사업을 유지한다.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정몽헌 전 회장이 아버지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뜻을 받아 공을 들였던 회사다. 어려움 속에서도 남편의 유지를 이어가겠다는 현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고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의 선영을 찾은 자리에서 "한길을 개척해 나간 정 회장의 꿈과 도전정신을 잘 이뤄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등에 의지하지 않은 자구책을 마련한 것도 생전 남편이 형들과 '형제의 난'을 벌일 정도로 원만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은영 회장, 사실상 경영권 이양= 현 회장이 매각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면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한진해운의 사활을 맡겼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주식을 담보로 긴급 자금 1500억원을 지원한 것과 더불어 연내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내년 상반기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윤주식 한진해운 부사장은 "(한진해운은) 비주력 사업부문을 매각해 2조원을 확보할 것"며 "향후 지배구조는 결정된 것이 없지만, 내년 유상증자 이후 대한항공이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고 조수호 회장의 별세와 함께 닥친 금융위기로 불황의 파고 속 한진해운을 7년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끝을 알 수 없는 침체 속에 선장직을 내려놓는 초강수까지 내놓은 셈이다.


한편 이 같은 국내 1·2위 선사들의 자구안은 손 벌릴 곳 하나 없이 사면초가에 놓인 우리나라 해운업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해운업계로 들어오는 자금줄이 끊겼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정부 설립 초기부터 해운업 지원을 운운했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늦어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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