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수에게 묻다[3]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기업 내재가치는 투자자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가치투자 전도사'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의 투자 철학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이 부사장은 "지수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현재의 지표를 분석해 오를 만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라며 "가치투자는 정상적인 시장에선 절대로 손실이 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 동원능력이 떨어지고 정보 비대칭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들이야말로 가치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내재가치가 뛰어남에도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부사장은 "과거에 벌어들인 수익인 자산가치와 현재 벌어들이는 수익인 수익가치,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인 성장가치를 합쳐서 내재가치가 된다"며 "내재가치를 분석하는 것이 가치투자 판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내재가치가 2만원인 기업이 있다면 1만원에 사서 2만원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가치투자 대상에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40조원 수준으로 일년에 벌어들이는 수익이 30조원에 달한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수익률(수익가치)은 연간 12.5%다. 그는 "수익가치로 판단하면 삼성전자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며 "이런 종목을 발굴해 성과를 낼 때까지 들고 가는게 가치투자"라고 전했다. 은행 이자는 연 2~3%, 부동산 투자수익은 연 6~8%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사는게 현명한 투자라는 얘기다.
이 부사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지만 저평가된 삼성전자, 현대차, NAVER 등과 함께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유틸리티 업종이다. 그는 "전기가스나 수도, 통신 등의 유틸리티 업종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시장의 흐름이 점점 성장가치보다는 수익가치에 관심을 갖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고배당 매력이 시장의 주목을 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재가치 외에 시장의 오해나 편견으로 거래가 부진하거나 일시적으로 악화된 기업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 기업이 시장의 오해로 인해 저평가를 받고 있거나 특수한 이벤트로 주가가 단기간 급락했을 때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저평가 우량주를 사야 하며, 좋은 주식도 비싼 것은 사지 말아야 한다"면서 "특히 잡주로 분류되더라도 기업 가치가 높다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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