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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범위개편]매출로 단일화…'피터팬 증후군'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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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지은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 범위를 47년 만에 개편한 것은 성장을 기피하는 일부 중기의 '피터팬 증후군'을 최소화하고 초기 중견기업 등을 집중 육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근로자 수 또는 매출액(자본금) 중 하나만 충족하면 중기에 포함됐던 현행 선정 방식은 기업의 성장 여부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실제 중기에 잔류하며 성장을 멈추거나 공공구매 등 중기 지원을 받기 위해 4년 단위로 상시 근로자를 축소하는 등의 편법을 활용한 기업들이 있어 현행 기준이 되레 피터팬 증후군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11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중소기업 범위 제도' 개편방안은 2015년 1월부터 중기를 근로자, 자본금 등 생산요소 투입 규모가 아닌 3년 평균 매출액만으로 선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우선 중기 범위를 3년 평균 매출액 기준으로 업종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눈 후 상한선을 400억~1500억원으로 정했다. 가장 높은 상한선인 매출액 기준 1500억원에 분류된 업종은 전기장비, 의복, 가방ㆍ신발, 펄프ㆍ종이, 1차금속, 가구 등 6개 제조업이다.

또 3년 평균 매출액 1000억원 기준에 해당하는 업종은 담배, 자동차, 화학, 금속가공, 기계ㆍ장비 등의 12개 제조업과 건설업, 광업 업종이다. 이 중 매출액 1000억~1500억원에 분류된 18개 제조업은 지금까지 상시 근로자 수 300명 혹은 자본금 80억원(매출액 1500억원) 기준에 따라 중기여부가 판단됐다. 매출액 기준만 본다면 현행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셈이다. 비금속광물, 기타제품 제조 등 6개 제조업과 운수 등의 상한 기준은 매출액 800억원이며 과학기술 서비스업, 예술ㆍ스포츠 관련 서비스업 등의 서비스업은 매출액 600억원을 기준으로 나뉜다.


이번 범위 개편을 통해 가장 수혜를 본 업종은 현재 매출액 50억원이나 상시 근로자 수 50명을 기준으로 중기 여부를 판단했던 부동산업ㆍ임대업 등의 서비스업으로, 2015년부터 이들 업종의 기준은 매출액 400억원으로 상향된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중기를 졸업할 곳은 759개사며 중견기업 684개사는 중기로 편입됐다. 결과적으로 중기 75개사가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중기청은 이번 개편안에 따라 중기에서 졸업하는 모든 기업에 대해서는 2017년 12월까지 3년간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기청은 성장한 기업이 반복적으로 중기 지위를 유지하지 않도록 중기 졸업에 따른 유예는 처음 1회로 제한할 방침이다. 또 중견-중소기업 간 인수합병(M&A) 대상이 되는 피인수 중기에 유예기간을 부여하되 기술혁신형 중기로 한정하고 외국투자기업은 5년 평균 환율을 적용키로 했다. 중기청은 아울러 민관 공동으로 가칭 '중소기업 범위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매출액 기준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5년 단위로 검토ㆍ조정키로 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기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정한 중소기업 범위가 달라 혼선을 빚어왔던 점을 고려해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해 중기 범위 기준을 맞출 예정이다.


이번 중기범위 개편안에 대해 중기업계는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계가 당초 주장하던 상한 매출액 2000억원보다는 500억원 떨어진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중기청이 지난 10월 처음 내놨던 상한 기준 800억원보다는 상향됐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다소 아쉽지만 중기청의 초안인 800억원보다는 나아져 다행"이라며 "단 200억원 단위로 업종별 매출액 상한을 정하는 과정에서 각 업종 관계자들의 의견을 좀 더 반영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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